33년만에 … 극락왕생 등 기원 배용주 청장 "원점서 재수사"
▲ 23일 오전 화성시 송산동 용주사에서 열린 '화성살인사건 희생자 합동 위령재(慰靈齋, 위령제의 불교식 표현)'에서 이춘재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경찰이 과거 수사를 잘못해 화성사건 피의자 이모(56)씨를 붙잡지 못하면서 희생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사죄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23일 화성시 용주사 경내 관음전에서 봉행한 '화성사건 피해자 합동위령제'에서 경찰을 대표해 유가족들에게 머리 숙였다.


배용주 청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존재이유임에도 많은 희생이 발생해 깊은 사과와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들이 편안히 눈 감을 수 있도록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확인하겠다"며 "그리움과 슬픔의 나날을 지내왔을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배 청장이 추도사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아버지가 당시 수사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피해 영령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용주사 본말사 주지 스님들이 천도염불을 집전하고, 성법스님의 추도사, 헌화 등이 이어졌다.


추도사에 이어 살풀이, 영혼의 극락왕생을 위한 시식 의식과, 초청된 영혼을 돌려보내는 봉송의식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성법스님은 "33년간 묻혀 있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제를 마련했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고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