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늘 공식발표 … 반발 예고
정부가 주변 공장에서 배출하는 쇳가루와 비산먼지에 고통을 호소하는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 등 질병 발생의 역학적 요인에 대해 '공장들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9일로 예정된 환경부 공식 발표를 기다려왔던 사월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사월마을 주민들이 앓고 있는 질병과 주변 환경 간 '역학적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는 19일 오후 7시 사월마을에 있는 교회에서 사월마을 주민건강영향 조사 결과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날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주민건강영향 조사 결과 사월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률이 표준 암 발병률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마을 주변에 난립해 있는 공장들이 암 등 질병 발생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 정신 건강에 대한 심리검사 결과에선 불안증과 수면장애 등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공장의 유해성과 이격거리, 노출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사월마을이 거주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선 마을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발생지가 어느 곳인지를 평가했다"며 "가장 큰 영향을 준 곳은 폐기물 처리업체였고 그 다음은 화물차들이 다니는 도로와 오염된 토양 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하면 사월마을 주민들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민들은 주변 공장에서 배출하는 먼지와 쇳가루가 암과 호흡기 질환, 피부병 등 주민들의 각종 질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전체 150여명 가운데 20여명에게 암이 발병됐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마을 인근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가 빠져 조사 결과가 반쪽짜리에 그쳤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사월마을 인근에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마을 주변을 오가는 폐기물 운반 차량들이 급증한 탓에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각종 분진과 소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장선자 환경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수도권매립지가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주민들이 앓고 있는 질병의 발생 요인이 공장과 관련이 없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 주민들이 암담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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