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와 협의 없이 '일방적 처리'
시 "공단처사 불쾌 … 인계 깐깐히"
공단 "고의 아니다 … 오해는 풀것"
▲ 용인시가 853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량 및 증설사업을 하고 있는 용인 레스피아 조감도. /이미지제공=용인시

최근 용인 레스피아 개량 및 증설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환경관리공단이 발주처인 용인시와 협의도 없이 준공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공단은 오래전부터 용인시가 주요시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준공에 난색을 보여 왔음에도 시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갑자기 준공 처리해 준공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용인시에 따르면 1992년 건설된 용인 레스피아(4만8000㎥ 규모)가 최근 동부권 도시개발에 따른 발생 하수처리 용량이 부족하고, 노후화로 시설개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시는 2015년 12월 총 853억9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용인레스피아 개량 및 증설사업을 발주했다.

당시 시행사로 선정된 환경관리공단은 용인 레스피아를 2019년 3월까지 5만6000㎥ 규모로 개량 및 증설하는 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시공은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맡아 진행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지난 3월 완료됐어야 함에도 개량시설 중 일부 운용시스템에 문제가 잇따라 발생해 최근까지 준공이 지연돼 왔다.

문제가 발생한 시설은 하수처리장에 처음 유입되는 오염원(부유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갖춘 종합 전처리시설.

시 관계자에 의하면 최근 전처리시설에 오염 부유물(일명 협잡물)의 용량이 급증 시 과부하가 잇따라 발생, 고장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는 애초 실시설계 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와 공단이 실시설계 당시 1개월 평균 부유물 유입량을 0.015t으로 계산해 설계했으나, 최근 완공 후에는 1개월 평균 0.03t의 부유물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염 부유물이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유입되다 보니 시설시스템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시는 지난 3월부터 계속된 점검에서 시스템 보완을 요구했으나, 최근까지 개선이 되지 않아 준공처리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자, 공단은 한화와 협의해 최근 전처리시설 앞에 약 40억원을 들여 침사 시설 추가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공단은 지난달 31일 사업 발주처인 용인시와 협의도 없이 갑작스레 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을 준공 처리해 버렸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약 8개월간 준공을 미뤄왔던 공단의 준공처리 배경에 대해 의문이 들고 있다.

하지만 시는 준공 사실을 1주일이나 지난 7일에야 알게 된 것으로 확인돼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관리공단 관계자는 "용인시와 준공 협의 여부를 지속해서 해 왔다. 일부러 준공 사실을 감추려 했던 것은 아니다"며 "시와 오해가 없도록 원만히 협의하고 시설이 완벽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시공사와 최선을 다해 시설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공단의 처사는 몹시 불쾌하고 어이없다"며 "하수처리시설 인수인계 시 최대한 철저히 검수해 100% 완벽할 때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