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확보 위해 사업기간 늘려야"
노선변경·정거장신설 남아 변수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선의 개통 시기가 당초 알려졌던 2026년이 아닌 2029년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사업 기간이 연장된 것을 파악하고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노선 변경과 정거장 신설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개통 시기가 더욱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천시는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의 착공 시점이 2020년에서 2022년으로, 개통은 2026년에서 2029년으로 늦춰졌다고 3일 밝혔다.

개통 연장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한 조건이었다. 경제성을 높이려면 사업 기간을 늘려야 했다는 것이다. 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지난 2014년 말 예비타당성 조사가 시작됐지만 경제성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이면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어야 사업에 착수될 수 있다. 청라 연장선의 예상 사업비는 1조3045억원(국비 60%, 시비 40%)이다. 시 관계자는 "2029년 개통은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이미 결정됐다"며 "국제업무단지 수요 등을 포함시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개통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7호선 청라 연장선이 2029년 개통된다고 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그동안 개통 시기에 대한 정확한 발표를 미뤄왔다. 지난해 12월29일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알린 보도자료에선 "2028년까지 서구 석남동에서 공항철도 청라역까지 10.6㎞를 건설하고 정거장 6곳을 세우는 사업"이라고만 언급한 뒤 유정복 전 시장의 발언을 인용해 "2026년 개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보도자료에서도 "2021년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시는 조기 착공과 공사 기간 단축을 통해 개통 시기를 2027년으로 앞당기려고 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국비를 조기에 투입하는 데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2029년 개통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청라시티타워㈜는 시티타워와 주변 복합시설 건설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정거장 설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정지구에선 역 사이의 거리가 2.54㎞로 길다며 정거장을 신설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거장을 추가하는 데 드는 사업비는 1000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공청회와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연말 국토교통부에 도시철도 기본계획 승인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이들 현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절차도 순차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노선 조정 등을 서둘러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