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부 육상 80m 예선 대회신 이어 결승서도 압도적 레이스 '金'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이번 대회 육상 트랙 최우수선수 겹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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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일신초등학교 4학년 배윤진.

인천의 어린 육상 선수가 폭발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우리나라 육상계의 이목을 한꺼번에 집중시켰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식 육상 선수가 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배윤진(인천일신초교 4년)이다.

배윤진은 26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초부 육상 80m 예선에서 10초86(대회신)으로 결승선을 통과, 이 대회가 처음 열린 1972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우는 영예를 안았다. 소년체전 47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또 지금까지 우리나라 각종 대회에서 나온 이 종목 역대 기록 중 전체 9위에 해당한다.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약 6개월, 선수 등록 겨우 3개월이 지난 선수가 세운 기록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배윤진은 여세를 몰아 잠시 후 열린 결승에서도 10초89의 기록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윤진의 이번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2위와의 격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선에선 2위 박유진(서울구의초교·11초66)과 0.8초, 결승에선 2위 유주연(인천당하초교·11초35)과 0.46초 차이다.

단거리에서 이 정도 기록 차이면 거리로는 10~15m 이상 벌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배윤진은 27일 모두 끝난 육상 트랙 종목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겹경사를 맞았다.

배윤진은 지난해 열린 인천교육감기 초등학교 육상대회 80m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어느 육상대회나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100m가 아닌 80m 종목만 있다,

엘리트 선수는 물론, 일반 학생들도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인 교육감기에서 배윤진은 2등과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배윤진은 정식 선수가 아니었고, 단지 달리기를 좋아해 대회에 참가했을 뿐이었다.

이 때 일신초교 육상 감독을 맡고 있는 한근희 지도교사는 배윤진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육상부가 없는 학교를 다니는 평범한 학생일 뿐 아니라, 달리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학생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독보적이었다.

게다가 그는 공부도 전교 최상위권이고, 절대음감을 지닌 예술 천재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시 배윤진에게 '인천을 넘어 우리나라 육상의 희망'을 본 한 지도교사는 그를 육상선수로 키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결국 딸이 운동하는 걸 반대하시는 부모님을 어렵게 설득해 지난해 11월 배윤진을 자신이 있는 일신초교 육상부로 데려왔다.

배윤진은 한 지도교사와 열심히 동계훈련을 소화했고, 이번 소년체전에 참가하고자 올해 3월 처음 선수 등록을 했다.

한 지도교사는 내심 이번 소년체전에서 배윤진이 한국신기록(10초60·2001교보생명컵 전국초등학교 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을 깰 수 있다고 기대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실력이었다.

하지만 큰 경기가 아직 낯선 탓인지 이번에 거기까지 가진 못했다. 그렇지만 올해 안에 한국신기록 수립이 가능하다는 게 한 지도교사의 판단이다.

한 지도교사는 "앞서 열린 남자초등부 준결승에서 우리 학교 남학생이 부정 출발로 실격해 윤진이가 조금 겁을 먹은 것 같다. 스타트가 평소보다 늦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신기록이 나왔을 것이다. 이번엔 아쉽게 놓쳤지만 올해 안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