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부실채권에 투자해 130억원의 교비를 날린 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이로써 인하대는 교육부로부터 각종 국고지원사업에 대한 제재와 기금손실에 따른 이중고를 겪게 됐다. 지난해 중앙일보 전국 대학평가에서 8위에 오른 성과도 빛이 바랬다.
인하대는 하와이 동포들이 춘풍추우 50년을 견뎌낸 1954년, 시유지를 제공받고 정부보조금 등으로 인천에 창학한지 64년을 맞는다. 인하대는 역사성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토착 대학으로서 막중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 최고 책임자인 역대 총장 다수가 재단 혹은 구성원과의 마찰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함으로써 대학 운영에 차질을 빚어 왔다.

그동안 최 총장은 부임 4개월 만에 2명의 부총장과 대외협력처장을 경질했다. 최근에도 일부 처장들이 최 총장과의 갈등으로 보직을 사퇴하는 등 파행을 이어왔다. 인하대는 '4월 졸업식', 대학 구조조정, 프라임사업 추진, 성과연봉제, 송도캠퍼스 부지 등 대학 현안을 논의할 때마다 교수회와 노조, 학생자치기구에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해 4월 인하대 교수회 93.5%, 직원노조 99%의 찬성으로 총장사퇴를 의결했다. 최 총장의 독단적 대학운영에 반발하는 가운데 한진해운 투자손실이 기폭제로 작용한 셈이다. 이제 열쇠는 재단에 넘겨졌다. 인하대가 수천만원의 경비 지출 사안에 대해 정석인하학원의 승인을 받고 있는 실정에서 130억원의 투자 행위를 재단이 예방하지 못했다는 데에 더욱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연구·교육 기능의 대학 캠퍼스타운이 지역의 중심인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 대학의 발전은 지역사회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천을 연고로 출발한 한진그룹이 지역발전과 대학육성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법인부담금 등을 확대해야 한다. 이제 인하대 재단은 경력과 인품에서도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인사를 총장으로 추대해야 한다. 특히 불통을 벗어나 구성원들의 화합을 위한 인적쇄신도 뒤따라야 하겠다. 인하대 재단은 법적 책임이 없다 하더라도 지역과 대학의 공동 발전에 걸림돌이 된 한진해운 투자손실 보전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