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고통' 인근 주민들은 환영
▲ 17일 인천 중구 북성포구에서 '인천북성포구살리기시민모임'이 '매립공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북성포구 갯벌 매립공사가 17일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는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인천북성포구살리기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북성포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북성포구 갯벌 매립을 중단하고, 갯벌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공사 착공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인천해수청은 북성포구 일대 갯벌 7만1540㎡를 매립해 준설토투기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17일부터 공사 준비를 시작한 후 다음 달 중 착공할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294억원이다.

시민모임은 갯벌 복원을 통해 생태계를 살리는 추세에 명분 없는 매립은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성포구에서 건어물을 파는 이옥화(72·여)씨는 "여전히 맨손잡이 어민들은 북성포구 갯벌에서 한 바구니가 가득 찰 정도로 맛조개를 잡는다"며 "황새 등 여러 새들이 찾을 만큼 갯벌의 건강 상태는 뛰어나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농어업특별법에 따라 생태계적으로 가치가 높은 북성포구를 국가 중요 어업 유산으로 지정·관리해야 한다"며 "소송인단을 모집해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매립 반대 국민 청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사업 착공을 반기고 있다.

손강식 만석포구 개발추진위원장은 "악취로 십 수 년 동안 고통을 받았던 주민들은 사업 착공을 반기는 내용의 현수막을 18일부터 중, 동구 지역에 게시할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업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매립된 땅은 중구와 동구 등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공공성을 가진 장소로 활용 된다"며 "매립지는 국유지이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대로 투기 목적의 개발 사업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