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항구도시다. 항만을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 없는 곳이 인천이다. 많은 사람이 오래 전부터 인천항(바다)을 매개로 생업을 이어왔고, 지금도 그런 일은 계속된다. 인천 지역경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천항 관련 업체들은 물론 시민들도 항구도시임을 뿌듯하게 여긴다. 하지만 시민들이 오랫동안 바다(인천항)와는 단절되다시피한 생활을 한 것도 사실이다. 어디를 가나 보안·군사보호구역이다 뭐다 해서 철조망 등에 가로막힌 바다를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즐기기에는 거리가 멀었다는 말이다. 지금은 달라져 있어도 아직 대부분 시민들의 정서는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인천은 1883년 일제에 의한 '강제개항' 이후 항만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워왔고,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수도권 관문이기도 한 인천항에 관해 이야기를 하자면 지면이 너무 짧다. 그렇긴 해도 인천항과 관련한 반가운 소식이 들려 흐뭇하다. 인천항이 개항 134년 만에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인천항만공사(IPA)는 27일 인천항에서 300만번째 컨테이너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년간 인천항이 처리한 물동량은 268만TEU였다. 국내에서 연간 300만TEU 이상 감당한 항만은 부산항에 이어 두 번째다. 1만TEU가 6.4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보았을 때, 300만TEU는 2천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낸다는 게 IPA의 설명이다. 300만TEU는 자립형 항만의 척도이자 세계적 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이기도 하다. IPA는 300만TEU 달성으로 인천항이 세계 컨테이너항만 순위에서 4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성과는 인천항 발전 역사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데, 그 성장의 과실은 지역경제와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도약을 위해 힘을 쏟아 앞으로 300만TEU를 넘어 500만TEU, 1000만TEU를 처리하는 '글로벌 항만'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정부도 이 참에 인천항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