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S 무기계약직 90% 임금삭감 반대 …사실상 수용 거부
"동료간 갈등 일으킬 발상" 지적 … IPA "다른 방안 모색"
인천항보안공사(IPS) 무기계약직들이 모회사 인천항만공사(IPA)가 제시한 'IPS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임금 삭감(인천일보 11월14일자 6면)'에 수용 불가 입장을 나타냈다.

IPS 비정규직을 구제하겠다며 IPA가 내놓은 엉뚱한 전략이 되레 IPS 하위 직원들에게 깊은 상처만 안겨 줬다.

15일 IPA와 IPS에 따르면 전날 IPS 무기계약직 52명을 상대로 진행된 임금 삭감 찬반 투표에서 90% 이상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IPA가 IPS 무기계약직의 희생으로 비정규직 118명의 고용을 안정화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문제는 이번 일이 IPS 비정규직·무기계약직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점이다.

무기계약직들은 IPA의 제안을 '임금 삭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동료인 비정규직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여 부담감과 죄책감을 갖게 됐다.

반대로 비정규직들은 무기계약직의 임금 삭감 수용 불가 입장을 두고 '무기계약직들이 자기 밥 그릇만 챙긴다'고 여기며 원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두고 무기계약직을 희생시켜 비정규직을 구제하려 했던 발상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의 한 노무사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한쪽을 희생시켜 다른 한쪽을 돕겠다는 방식은 집단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IPA 관계자는 "이번 투표 결과로 IPS 무기계약직들의 반대 의사를 정확히 알았다"며 "비정규직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다른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IPA는 자회사 IPS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이유로 기존 무기계약직 52명에게 향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며 1명당 월 평균 20여만원의 임금 삭감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