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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영웅 장창선 선생, 반세기 만에 라이벌과 해후

1966년 세계아마추어레슬링선수권 '국제대회 첫 금메달'
우승 51돌 기념식서 결승상대였던 日 가쓰무라씨와 포옹

2017년 10월 22일 20:35 일요일
▲ 21일 인천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 51주년 축하 기념행사에서 손을 맞잡은 장창선(오른쪽) 선생, 가쓰무라(왼쪽)씨와 장창선 선생의 아들 장유진 인천재능중학교 체육교사. /사진제공=장유진씨
"결승전 상대였던 라이벌이, 그것도 한국과 일본의 선수가 50년 동안 서로 존경하고 흠모하면서 그리워하다니, 아마 세계에서도 처음일 겁니다. 진정으로 두 분 모두 챔피언입니다."

인천 출신으로, 우리나라 최초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인 장창선(77) 선생이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일본 선수 가쓰무라와 51년 만에 한국에서 극적으로 해후했다.

한국과 일본의 두 스포츠 영웅이 한국에서 만나게 된 사연은 어떤 예술작품보다 감동적이다.

장창선 선생은 1964년에 동경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1966년 6월16일 미국 애리조나 털리도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레슬링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했다.

당시 25살의 청년 장창선이 안긴 이 금메달은 모든 종목을 통틀어 우리나라 선수가 따 낸 최초의 세계대회 금메달이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대회 레슬링종목에서 우승한 양정모가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면, 장창선은 이보다 무려 10년이나 앞서 세계무대에서 최초로 시상대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야말로 한국레슬링의 선구자이자, 인천이 낳은 스포츠영웅.

세월이 흘러 지난해인 2016년은 그런 그가 금메달을 목에 건지 꼭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였다.

당시 대한민국 최초 세계대회 금메달 획득 50주년을 앞두고 적절한 기념행사를 고민하던 장창선 선생의 아들인 장유진(인천재능중 체육교사·전 인천레슬링협회 전무이사) 씨는 지난해 5월 한 일본인의 방문을 받는다.

일본 로터리클럽에서 활동 중인 가쓰무라씨가 보낸 그는 '50년 전 그날을 추억하고 기념하는 의미'에서 열리는 2016 제4회 야나이 로타리클럽배 소년·소녀 레슬링선수권대회(2016년 9월18일 개막)에 장창선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장 교사는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일본 선수가 50주년 행사를 기획했다는 소식에 정말 기뻤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가쓰무라는 "그렇다면 아버지 대신 아들이라도 와 달라"고 요청했고, 장 교사는 지난해 일본으로 날아가 아버지 대신해 가쓰무라씨와 만나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 9월16일 야마구치현 야나이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던 이 행사는 지역언론에 자세히 소개되기도 했다.
아버지의 상대 선수가 아버지의 금메달 획득을 추억하고 기념해 준 것에 너무나 큰 고마움을 느낀 장 교사는 보답 차원에서 올 해 가쓰무라 일행을 한국에 초청, 50주년 기념행사를 다시 한 번 열었다. 장창선과 가쓰무라의 50주년 행사를 계기로 교류해 온 일본측 인사들과 한국측 인사들은 지난 21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 50주년 축하 기념행사'를 함께 열었다. 스포츠 영웅 장창선 선생은 아픈 몸을 이끌고 51년 만에 이 행사에서 가쓰무라와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인천교류회는 가쓰무라씨에게 '당신 역시 챔피언'이란 의미에서 감사패를 전달했다.

말을 하기 불편한 아버지 장창선 선생 대신 소감을 전한 장 교사는 "상대 선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아버지를 존경하게 됐다는 말을 가쓰무라씨에게 들었다. 너무 감사하다. 우리 역시 가쓰무라 씨를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앞으로 계속 교류를 이어가길 희망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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