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무대 설치용 차량 오가며
들뜨고 벌어지는 등 손상 심각
선수들 '원정연습'…연맹 '분통'
▲ 공연 시설 설치로 인해 손상된 문학경기장 보조경기장 육상 트랙. /사진제공=인천육상경기연맹
▲ 공연 시설 설치로 인해 손상된 문학경기장 보조경기장 육상 트랙. /사진제공=인천육상경기연맹
문학경기장 육상 트랙이 심하게 망가졌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문학경기장 안팎에 공연 시설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트럭이나 지게차 등 무거운 차량이 계속 오가면서 트랙에 손상을 줬기 때문이라는 게 인천육상경기연맹 등의 주장이다.

더욱이 제98회 전국체육대회(10월20~26일 충청북도)를 한 달여 앞두고 훈련에 매진해야 할 육상선수들은 연습장소를 잃고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어 연맹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인천관광공사, 콘텐츠 전시 및 엔터네인먼트 회사인 ㈜엠피씨파트너스 등과 함께 아시아 최대 EDM 행사인 'BigCityBeats World Clup Dome Korea'의 성공 개최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올해 7월에 이어 22일부터 24일 동안 문학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동문광장 및 암벽등반장 일원에서 'World Clup Dome KOREA 2017' 행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지난주부터 무대 등 관련 시설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경기장 및 보조경기장의 육상 트랙이 비틀어지거나 들뜨거나 벌어지고, 심지어 찢어지는 등 심각하게 망가졌다.

훼손된 지점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인천육상경기연맹은 트럭이나 지게차 등이 무거운 공사 자재를 싣고 며칠 동안 트랙 위를 계속 오가면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다는 판단이다.

인천육상연맹 관계자는 "행사 준비와 망가진 트랙 때문에 전국체전을 대비해 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선수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훈련이 엉망이 됐다. 더 큰 문제는 행사 후 트랙을 조속히 복구하지 않으면 동계훈련마저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체육회 관계자 역시 "문학경기장에서 종종 행사가 열리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트랙 훼손이 너무 심하다. 복구가 조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비닐하우스 등 동계훈련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내년까지 선수들의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SK와이번스는 공사 현장 채증을 통해 트랙 훼손의 책임 소재를 가려 해당 업체 또는 기관에 복구비용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트랙이 망가진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을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책임을 져야할 곳에 복구비용을 내놓으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