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을지연습 기간 동안 실시
운영 공간·참여 대상 등 논란
인천시가 을지연습 훈련 기간에 운영하고 있는 '모의사격 체험장'을 두고 말이 많다.

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을 '전쟁체험장'으로 활용했으며 참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은 탓에 미취학 아동도 총을 들 수 있게 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시는 오는 23일까지 3일간 시민참여 체험 프로그램인 서바이벌 사격 체험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민들의 안보의식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이번 행사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심지어 5~7살의 미취학 아동들도 참여 대상이다. 보호자와 체험장에 상주하는 군인만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안보의식도 높일 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옆에서 안전하게 지도만 해준다면 아동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의 사격 체험장 운영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을지연습은 유사시를 대비한 전쟁 연습인데 별도의 체험장까지 마련해 일반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시청은 시민들의 공간이다. 이곳에 전쟁체험장을 설치·운영한다는 것은 과도한 발상"이라며 "특히 접경 지역인 인천에서 남녀노소 전쟁연습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을지훈련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

지역의 5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인천지역연대·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이날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한미당국은 올해 을지연습에 대북 선제 공격 전력인 미국의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북핵 폐기는커녕 핵전력 강화로 귀결될 뿐"이라며 "연습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