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증가율 3위 … 서울·부산은 조례 제정
#인천에 사는 40대 A씨는 지난해부터 홀로 생활하고 있다. 자식 교육을 위해 부인과 딸들을 외국으로 보낸 후 한국에서 일을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보탠다. 앞으로 10년은 똑같은 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기도 하지만 심심치 않게 보이는 '기러기 아빠'들에게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구월동에 터를 잡은 B(28)씨는 일찌감치 1인가구에 속했다. 수년간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 차와 집도 장만했다. 1인가구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주위에 독립을 권하고 있다.


인천의 1인가구가 타 시도를 앞지르며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시는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득이 부족한 노인과 여성 1인가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의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25만4000명이다. 이는 2015년 24만5000명에서 3.9% 증가한 것으로 충북(4.1%), 경기(4.1%)에 이어 전국에서 증가율이 세 번째로 높다.

전체 가구 중에서도 1인가구의 비율은 상당하다. 전체 103만6000가구 가운데 24.6%가 1인가구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는 셈이다.

1인가구는 나날이 늘어가지만 이들을 위한 인천시 차원의 지원 정책은 미비하다. 반면 서울과 부산에서는 1인 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펴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여성가족재단이 주최한 '2017 양성평등의제토론회'에서는 1인 가구에 대한 적절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장민선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부산처럼 1인 가구 지원 정책을 통해 현재 다인 가구 중심의 주택 공급제도와 소득공제제도, 사회보장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과 노인 1인가구에 대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윤형 인천서구노인복지관 관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현황에서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 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여성 1인 가구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시에서는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지원 조례 제정, 돌봄 시스템 구축 등 1인가구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가족재단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인천의 1인가구 실태 조사와 지원 방안 모색을 골자로 하는 연구를 수행할 방침이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