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백석예술대 교수·(사)한국문화예술연구원 대표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고령화사회란 총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로 측정된다고 한다.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우리나라는 올해 14%를 넘기며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용어가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은퇴를 한 50·60세대를 보통 이르는 말로, 이들은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데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여가 및 사회활동에 특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인생은 한 번 뿐이다"라는 욜로(YOLO)족의 등장,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그 흐름을 같이 하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액티브 시니어들은 은퇴 후 더욱 값진 삶을 하루하루 살고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시간이 여유롭고, 주변 경제적 변화에 영향을 덜 받으며, 이전의 노인세대에 비해 학력이 높으며, 사회적 경험이 풍부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나 중요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이전 세대의 노인분들보다 더 활발하게 사회·여가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고령화사회에 따른 실버산업들이 확장되고 있다.

일본의 단카이세대는 1970~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로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났다. 인구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단카이세대는 일본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관심에 따라 정치인들의 공약이 변화하고 있으며,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베이비붐세대가 있다. 1953년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해당된다. 이들이 지금 은퇴를 맞이하고 있고 이들의 관심은 곧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00세세대, 고령화사회, 실버세대, 액티브 시니어 등 이러한 새로운 용어의 등장은 앞으로 우리사회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고 각 분야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다들 인식하고 있다. 변화는 문화예술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2016년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연령별로 보면 2014년도와 비교해볼 때 50대, 60대, 70대의 관람률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공연시장은 20대에서 30대중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회현상의 급격한 변화는 공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년만의 조사에서 2014년에 비해 50대 관람률은 35.7%, 60대는 39.9%, 70대는 79%가 증가했다. 특히 70대의 증가율은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공연예술단체나 시설에서는 기존의 20·30세대에 맞춘 작품개발과 마케팅의 집중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50·60·70세대들이 답변한 문화행사 걸림돌 중 다른 연령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은 '관심프로그램 부족, 관련 정보 부족, 교통 불편, 시설접근성 문제' 등이다. 일반적으로 공연예술 관람의 걸림돌은 '비용과 시간'이다. 하지만 액티브 시니어들은 경제력과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인식한 공연관람의 걸림돌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공연시장의 다양한 관객확보를 위해 액티브 시니어들을 적극적인 공연관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행사 관람을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는데, 70대의 문화예술행사에 관람기준은 바로 접근성이고, 50·60세대에서도 접근성이 다른 20·30·40세대에 비해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연구에서 파악된 액티브 시니어들이 찾는 공연예술 장르를 살펴보면 50대는 연극과 전통예술 그리고 뮤지컬을, 60·70대는 전통예술을 선호했다. 이들의 여가활동으로의 문화예술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액티브 시니어들 대상으로 한 공연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방법 그리고 공연장 접근성 개선 방안들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들이 필요하다.

공연예술단체 운영의 깊은 고민에 새로운 대안은 액티브 시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공연관람의 평균 나이를 낮추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우리는 안정적인 재원조성을 위해 공연관람에 소극적인 액티브 시니어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명확한 타깃 선정과 이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새로운 소비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활동의 방향과 문제점을 파악해 공연예술 시장의 다양한 프로그램 활성화와 관객 개발을 위한 준비를 통해 공연시장의 긍정적인 확장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액티브 시니어, 실버세대, 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혼선이 많은 것 같아 정확한 용어정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