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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전수칙 이행, 기본 중의 기본이다

2017년 07월 17일 00:05 월요일
태권도에는 품새라는 게 있다. 공격과 방어의 기본 기술을 연결한 연속 동작을 일컫는 것으로 태권도 기술의 정수와 정신을 담아 공격과 방어의 원리 및 심신을 수양하는 방법 등을 나타낸 행동양식을 말한다. 품새를 익히지 않고는 훌륭한 선수가 되거나 고수가 되기는 힘들다. 그래서 태권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이 품새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마련이다. 무릇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소양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이른바 학교 과정은 이런 기본을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이다. 지금은 학력이란 게 학벌로 변질되고 경쟁사회를 이겨나가는 도구로 전락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훈련하는 건 가장 중요한 교육목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 곳곳에서 기본이 무너지는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압축성장의 대가를 제대로 치르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만큼 각박하게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반증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장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기본은 역시 안전이다. 엊그제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졸음운전 사고는 순식간에 애꿎은 생명을 앗아가고 말았다. 알고 보니 운전기사의 과실로 보기엔 운수회사의 너무나 심각한 운영실태가 도사리고 있었다. 기사 1인이 하루 18시간에 육박하는 운행을 감당했다. 지난 3월, '8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한 운수사업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국토교통부에 진정한 뒤였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자체 정비시설을 보유하고 2급 자격증을 소유한 차량정비사를 고용하도록 규정한 자동차관리법도 무시됐다. 관계기관에 제출했던 사업계획마저도 무단으로 변경해 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지켜진 게 하나도 없다. 기사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 향후 기사가 채용되면 투입하려 했다. 고의성은 없었다는 게 버스회사의 변명이다. 어쩌면 버스회사의 변명은 거짓이 아닐 수도 있다. 설마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이런 사정 저런 사정과 변명이 이처럼 손쉽게 통용되는 사회라면 안전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한다. 사정이 급하고 어려워도 기본을 지키는 것, 성숙한 사회의 척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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