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독점 … 시교육청, 법 개정 후 공모 예정
'기관기여 실적' 낮추고 '관리능력' 비중 올려
36년 독점한 농협인가, 새로운 은행의 도전인가.

인천시교육청이 4년마다 돌아오는 교육금고 지정 시기에 맞춰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 개청 이래 농협이 시교육청 금고 자리를 내 놓은 적이 없어 올해도 그대로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교육청은 금고지정 운영에 대한 법규를 손 보고 은행을 공개모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현재 시교육청의 금고는 'NH농협은행'이다. 해마다 3조원이 넘는 예산을 다룬다.

시교육청이 설립된 1981년부터 계속해서 농협이 금고를 맡아왔다. 인천지역에 지점 수가 많이 분포돼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NH농협은행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니 다른 은행들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 교육금고를 쉽게 넘볼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금고 선정 심의위원회가 이번에 검토하는 '교육수요자 및 교육기관의 이용 편의성', '교육기관기여 및 교육청과 협력사업' 같은 항목에서 기득권을 넘어서기 어려워서다.

이에 따라 한동안 교육금고 공개모집에 농협만 단독 신청하다가 2013년 처음으로 기업은행이 응모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당시에도 농협에 패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은행들에도 기회가 주어질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 개정으로 '금고업무 관리능력' 항목에 주어지는 점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 능력이 5점에서 7점으로 강화됐고 시교육청에 해마다 내야 하는 협력사업비도 공시하도록 개정됐다.

반면 교육기관에 기여했던 실적 점수는 5점에서 4점으로 낮아져 상대적으로 그동안 교육사업과 거리가 멀었던 은행들의 도전도 대거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교육청은 8월까지 금융기관 모집공고를 내고 9~10월 사이 앞으로 4년간 운영할 금고를 확정할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을 제외한 전국 시도교육청이 농협을 이용하고 있다"며 "농협은 한 해 6억3000만원의 협력사업비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