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가맹점들에 대한 갑질 행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에서도 감독 공무원의 갑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의 한 직원이 인천공항공사 사무실에서 공사 여직원의 얼굴에 물 분무기를 분사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그것도 동료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심한 모욕감을 느낀 피해 당사자가 이같은 사실을 상사들에게 알렸지만 소극적으로 대처해 사태를 키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회사 차원의 대응이 지체되자 피해자는 공사 노조를 찾아가 호소했고, 노조는 국토부에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뒤늦게 대처에 나선 서울지방항공청은 2주일이나 지난 뒤에야 징계성 인사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사실, 우리 사회의 갑질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차마 낯부끄러운 갑질 행태들이 불거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을'이 과거의 '을'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보화 사회의 진전에 따른 미디어 환경의 급변이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시리즈로 터져 나오는 갑질들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가능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서울지방항공청 직원들의 그간의 갑질 행태를 지적하는 불만들도 잇따라 표출되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항공보안 협력업체의 실수를 인천공항공사의 책임으로 몰아 과태료를 부과했다가 소송을 당했다고 한다.

어제 오늘 보도된 것만 해도 우리 사회의 갑질 시리즈는 끝이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경우 성추행, 가족기업 끼워 넣기에 이어 오너의 해외도박까지 불거졌다. 한 지방의 간부 경찰은 부하 직원을 시켜 자기 집의 잔디까지 깎게 했다고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갑질의 경우, 오너 리스크 효과를 통해 영세 가맹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급기야 공정거래위가 지자체와 합동으로 프랜차이즈 갑질 피해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선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잠재돼 있는 시대착오적인 의식구조다. 연로한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거수 경례를 받고 싶어 하거나 야간 아르바이트에 지친 청년들을 함부로 대하는 이 모두가 우리 의식 속의 갑질 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