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2차 피해' 확산
옹진군, 고사 예방 나서
올해 역대 최대 가뭄에다 일부 농경지에 염해 피해까지 확산되면서 인천 섬 지역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모를 다시 심으려고 하더라도 염분을 낮출 수 있는 물이 부족해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천 옹진군은 덕적도 서포리와 북도 모도 등 모내기를 한 논 28.08㏊가 염기로 모가 말라가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덕적도 서포리에서 20.4㏊로 가장 피해가 심각했고, 북도 모도 3㏊, 백령 진촌리와 남포리 0.66㏊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모를 낸 논에서 염해 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지하수 관정에 물이 고갈돼 염분기를 낮추는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염기가 높은 논에는 새로운 물을 넣고, 다시 빼는 '물 걸러대기' 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백령도, 대청도 등의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데다 이달 6일 내린다던 비는 13㎜에 그쳤다. 물을 넣고 빼는 작업을 반복할 만한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여기에 그나마 물이 퍼 올릴 수 있는 관정은 바닷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염기가 높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실제 피해가 접수된 농경지에 댄 물의 염분 농도는 0.4~0.7%이었다. 0.3% 이상이면 모 고사가 진행된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한 덕적도 서포리는 간척지로서 일반 논보다 염분이 높아 가장 빨리 모가 마르기 시작했다.

염해 피해를 입은 논에 모내기를 다시 해 복구하는 게 일반적인 대책이다. 하지만 모를 다시 심기 위해서 어린 모를 미리 준비해야하지만 농민 대부분은 올해 이 같은 가뭄을 예상하지 못했다.

또 다른 방법은 벼농사를 포기하고, 콩·메밀 등 대파 작물을 재배해야 하는 것이다.

옹진군농업기술센터는 우선 고사 위기에 놓인 모를 살리기 위해 물 걸러대기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말 도서 7개면 부서장은 출장을 나가 가뭄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관련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옹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까지 모내기 한 논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모 끝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바닷물의 염기를 빼내는 작업을 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