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항 후 갯벌 위에 물류운송을 위한 창고가 있었던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이 오랜만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토, 일요일 개항장 일대에서 펼쳐진 '인천개항장 야행 밤마실' 행사에 수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개항장을 찾는 사람들이 뜸했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인천의 명소로서 내세울 만한 역량을 문화예술 행사로 보여줬다는 평가 뒤에는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개항장 아트플랫폼 주변 환경을 살려 평소 주말만이라도 인천의 문화예술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넘쳐났다. 1년에 한번, 오직 주말 이틀 동안 유명 대중가수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참가한 관중이라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에 통제와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친근하게 개항장 일대를 찾을 수 있도록 주차 방안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밤마실에 등장한 디아스포라영화제, 뮤지컬 갈라쇼 '성냥공장 아가씨' 등은 인천의 역사적 독창성을 살린 프로그램이었다. 또 조선과 세계를 이었던 개항장 근대문화유산 도보탐방도 시원한 초여름 밤을 수놓은 인천만의 특화 행사로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훌륭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인천은 역사문화탐방 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밤마실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미루지 말고, 인천의 문화마케팅에 좀 더 다가서야 할 때다.

개항장 일대는 지속가능한 문화행사를 유치할 조건을 갖췄으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짜장면, 쫄면의 시발지, 공식 이민의 출항지, '한국 최초, 인천 최고'의 근대 문화유산이 다시 살아 숨쉬는 도시, 인천의 대중예술이 문화 향기로 피어나는 도시로 한걸음 나가야 한다. 문화예술공연 환경이 만들어지면 카페, 식당, 시장 등 풍부한 부대시설로의 접근도 용이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연문화, 전시문화를 접목하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원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분야가 낙후된 도시라는 치욕적인 비교를 벗어던지고, 주말마다 밤마실이 돼 인천개항장이 명실공히 전국의 명소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