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시연 상임지휘자
"브루크너는 이미 신을 찾았고, 말러는 끊임없이 신을 찾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 지휘자 브루노 발터의 평이다.

6월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 열풍이 불 전망이다. 경기필은 물론 서울시향, KBS교향악단이 잇따라 연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 성시연)는 앱솔루트시리즈 두 번째 시리즈로 6월3일 경기도문화의전당과 6월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7번'과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준비했다.

올 한해 경기필은 인간의 삶을 숭고하게 표현한 음악들로 앱솔루트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음악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표제음악이 아닌 음악 자체에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로 엄선했다.

성시연 지휘자는 "부르크너와 말러 등 올해 앱솔루트 시리즈에서 다룰 작곡가들의 성향이나 내면은 전혀 다르지만 그들의 작품 속에 응집돼있는 음악의 본질과 숭고한 아름다움은 우리의 시선을 한곳으로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러 스페셜리스트' 성시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휘하는 브루크너 음악을 어떻게 해석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악기의 잔잔한 트레몰로로 시작해 점차 크고 웅장한 소리로 변해가는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은 브루크너 교향곡의 특징인 관현악의 웅장함과 신비로운 음향이 잘 녹아있다. 특히 2악장은 브루크너가 가장 존경했던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며 작곡했는데 바그너가 '니벨룽의 반지'에서 애용한 바그너 튜바 4대와 비올라가 풍부한 사운드를 더한다. 서서히 변화하는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천상에 도달하게 된다.

2악장은 브루크너 전 작품 가운데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제국방송이 히틀러의 자살을 알릴 때 전파를 탔으며 국내에서는 이순신을 다룬 드라마에서 라이트모티브처럼 반복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은 작곡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부여하게 된 회심의 명작으로 7번이 초연된 해인 1884년에 작곡가는 이미 60세가 되어 만년을 내다보는 시점이었다"면서 "7번 교향곡은 8번과 9번으로 이어지는 후기 교향곡 3부작의 첫 신호탄이자 브루크너 특유의 어법에 친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외에도 브람스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브람스가 남긴 관현악곡 중 가장 우아하고 유려한 곡으로 주제와 8개의 변주, 피날레로 구성되며 각 변주의 진행에 있어서 절묘한 긴장과 이완이 반복된다.

한편 경기필은 이어지는 앱솔루트 시리즈에서는 말러 교향곡 9번, 베토벤 교향곡 9번 등 작곡가들의 후기 작품을 다룰 예정이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