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화장 몰려 인천가족공원 확대 운영
결혼·출산 기피 … 업계 '윤달 프로모션'도
"묘지에 계신 할아버지를 화장하려 합니다.", "결혼은 미뤄야 겠어요."

3년만에 윤달이 다가오면서 분묘 개장 수요는 급증하고 결혼이나 출산은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인천시설관리공단은 6월24일부터 7월22일까지 윤달에 대비해 인천가족공원 화장횟수를 확대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흔히 '손 없는 달'이라는 윤달은 음력 일수와 계절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평년 12개월에 1개월을 추가한 것이다. 남는 달이기 때문에 이때만큼은 궂은일을 해도 탈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보통 이 기간 조상의 묘지를 개장하거나 보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인천가족공원의 2013년 1년 간 화장 건수는 1807건 이었는데, 윤달이 끼었던 2014년엔 4023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시설관리공단은 올해도 화장 희망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윤달 시작일 한달 전인 5월24일 자정부터 온라인을 통해 인천가족공원 예약이 가능한데 몇 시간 안에 마감이 될 전망이다. 공단측은 현재 가동중인 18개 화장로 이외에 예비 화장로를 운영하거나 화장 시간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출산과 결혼 같은 경사(慶事)는 윤달을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다. 정상적인 기간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이른바 잔치를 열지 않으려는 것이다.

인천로얄호텔에 하루 평균 6건 이상 잡혔던 예식 예약도 6월24일~7월22일 한 달은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지역 예식업계 중에는 '윤달 프로모션'으로 손님을 모집하는 궁여지책도 내놨다. 출산도 마찬가지다. 수술 일정을 준비 하는 임산부인 경우, 이달을 피해 일찍 낳거나 한달 연기할 수 있는지 병원에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

한 인천시민은 "조상 묘를 개장하려고 지난해부터 윤달을 기다렸다"며 "미신을 믿지 않지만 지켜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