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운영 엄격해져 … 학생증 검사하고 잔디밭 순찰도
"우리학교 학생 아니면 못 들어와요."

인하대학교 축제 대동제의 마지막 날이었던 이달 18일 오후 8시. 캠퍼스 곳곳 자리 잡은 각 학과의 주점 분위기는 예년 축제와 사뭇 달랐다.

타 학교 학생, 지역 주민 등 외부인으로 북적일 주점들은 썰렁했다. 입구엔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살벌한 안내문이 걸렸다. 재학생은 학생증을 내면 계산을 마치고 나갈 때 돌려줬다.

외부인이라면 재학생 1명 이상과 동반해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더라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 인적사항을 적어 제출해야 했다. 총학생회 간부들은 수시로 주점을 순찰하며 재차 학생증 검사를 했다.
미성년자도 자유롭게 술 마실 수 있었던 대학가 축제가 바뀌고 있다.

사건 사고를 몇 차례 겪고 난 인천 대학들이 올해부터 주점을 운영하며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하는 한편 외부인은 출입 자체를 제한하는 식으로 엄격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인천지역 대학가 축제는 지역 주민 등 외부인에게도 즐길 거리로 자리매김 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주점은 특별히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아 10대도 몰래 술 마시기 좋은 기회였다. 그러다보니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해 축제기간에 인하대 재학생 3명과 10대 10명의 패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경찰에 "술을 먹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대학 총학생회는 올해부터 운영 방침을 전면 변경했다. 22일 부터 축제 주간에 들어서는 인천대학교도 단속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대학 관계자는 "잔디밭이나 테이블 같은 주점 이외 장소에서도 술 먹는 무리를 보면 순찰 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축제 분위기가 나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지혜·김신영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