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매도·중구 수하암 번식종 연구결과
▲ 인천에 서식 중인 저어새. /인천일보DB
인천 서구 매도와 중구 수하암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유전적 건강성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앞바다가 매립 등 개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지만, 인천에서 번식하는 저어새가 질병 등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5년 1월부터 2년 동안 인천 연안 등에서 번식 중인 저어새의 집단 간 유전자 다양성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매도 등을 포함해 남동유수지·구지도, 전남 영광 칠산도 등 5곳에서 번식하는 저어새 번식 집단에 대한 다양성 수준을 규명했다.

그 결과, 5곳의 각 번식 집단 별로 고유의 유전구조를 형성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구조는 유전자형이 유사한 유형끼리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별개의 그룹으로 묶이는 것을 확인했는데, 그만큼 모두 건강성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의 유전자 다양성이 낮은 경우 질병이나 환경변화 등에 더 민감하고, 대응력이 약해 개체수가 줄어든다. 반면 다양성이 높은 경우 더 건강한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국내 번식 집단의 평균 '유전자 다양성 지수(He)'도 0.6 이상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다양성 지수(He)는 특정한 유전자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형을 차지하는 빈도를 말한다. 평균값이 0.5 이상인 경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저어새 번식 집단 간에 자유롭게 유전자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결과에 특히 주목할 점은 수하암에서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의 잡종 유전자형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계절적으로 격리된 여름철새인 저어새와 겨울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가 교배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멸종위기종의 유전적 건강성을 판단해 종 복원 시 유전자 다양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두 종의 순수 혈통 보전을 위해 국내 번식지 내 잡종에 대한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