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도시 인천이 3000만 그루 나무심기에 시동을 걸었다. 인천시는 지난 주말 인천대공원에서 300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구 300만 돌파를 기리는 기념식수 행사를 가졌다. 이를 시작으로 인천시는 올해 150만 그루, 내년 170만 그루 등 2025년까지 모두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나갈 계획이다. 목표가 달성되고 제대로 길러 나간다면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야심찬 사업이 될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은 특색 가로수길로 조성돼 수도권에서 가장 긴 벚꽃길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이다. 계양역에서 경인항 인천터미널까지 9.5㎞ 구간에 왕벚꽃나무 4400여그루를 단계적으로 심는다고 한다.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출생, 돌, 입학, 졸업, 결혼, 창업 등의 날에 기념식수를 할 수 있는 시민기념식수 동산도 운영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인천은 처음 찾은 외지인들에게 잿빛 도시의 첫 인상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경인고속도로의 방음벽 행렬이라든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대규모 공단으로 해서 더욱 그랬다.

대기오염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대규모의 인천 녹화 사업은 그 의미가 크다고 보여진다. 이미 전국의 여러 도시들에서 1000만 그루 심기 등의 녹화사업이 있어왔다. 그러나 대부분 용두사미로 그친 경우가 많았다. 인천과 도시 규모가 비슷한 대구는 이미 10여년 전에 '10년간 1000만 그루 심기'를 완료,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당시 대구에서는 간판을 가리는 가로수 가지를 잘라 내려는 상인들과 도시의 절대 녹량(綠量)을 지켜내려는 관계 공무원들간에 숨바꼭질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인천의 3000만 그루 심기 사업은 그 거창한 목표에 비해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한 느낌이다. 도로, 철도처럼 예산만 배정한다고 해서 푸른 인천이 실현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민 참여다. 특히 잿빛 인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공단, 기업, 항만배후지 등에서의 자발적인 참여 또는 강력한 유인책 등이 요구된다. 인천의 3000만 그루 심기는 강력하고도 능률적인 행정 추진력과 시민참여에 의해서만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