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마다 조합원 동의 얻어 '재개발' 이끌다
"사업 단계마다 조합원들에게 꼼꼼히 설명했기에 잡음이 없었고, 때마침 정부의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구역으로 선정된 덕분에 사업에 활력이 붙었지요."

권나경(61·사진) 미추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은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인 남구 주안4동 미추8구역 주택재개발을 이끌고 있다.

지난 1월 '한라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4월 사업시행 인가를 앞두고 있다.

인천 원도심 곳곳에서 도시정비사업 추진 여부를 놓고 빚어지는 불협화음이나 갈등 사례와 사뭇 대비된다.

"우리도 과거 일반 주택재개발 사업방식으로 추진할 땐 미분양 우려 탓에 조합원들 불안감이 컸어요. 하지만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선도구역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사업에 햇살이 비쳤습니다."

대한토지신탁이 한국감정원 평가를 거쳐 합리적으로 땅·건물 보상가를 산정했고, 향후 원주민이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할 때 부담해야 할 매입금액도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875만 원으로 확정하는 등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재개발 길이 열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관할 구가 직접 도시정비계획을 수립해주고 정부도 다양한 혜택을 준다는 점이 원주민들에겐 믿음을 더해줬다.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8년 추진위를 구성했는데 하필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로 8년 가까이 허송세월을 보냈다.

"무엇보다 조합원들 설득이 버거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조합 대의원 구성을 단독, 다세대·다가구, 근린생활시설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대표하는 주민들로 고루 안배하고 매단계마다 863명 조합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 동의를 얻는 '거북이 의사결정' 방식을 고집했죠."

올해 주민공람, 보증은행 선정, 조합원 분양신청 접수, 감정평가·보상, 관리처분계획 수립, 이주·철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 하반기 착공해 2021년 하반기 준공 목표다.

지하 2~지상 최고 40층의 18개동 아파트와 2개 상가 등 291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꼭 남기고 싶은 당부 말도 있단다.

"주안2·4동 재개발사업의 핵심은 서울여성병원이 추진하는 종합의료시설 조성사업(옛 인천주안초교 터의 SMC 조성)입니다. 이 시설이 남구의 앵커시설로 등장해야 원도심 활성화가 실현되는 만큼 조속히 가시화되도록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주안2·4동 재정비사업은 경인로·경원대로·인주대로·한나루로에 에워싸인 127만4169㎡를 주택재개발구역 9곳, 도시환경정비구역 5곳, 도시개발구역 1곳 등 모두 15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내용이 뼈대다.

미추8구역은 주택재개발구역 9곳 중 주민 갈등 없는 가장 모범적인 곳으로 꼽힌다.

권 조합장은 전국주부교실 남구지회장, 주안4동 주민자치위원, 인천남중 어머니회장 등을 역임한 동네 토박이 주부다.

/글·사진 윤관옥 기자 ok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