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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국립해양박물관, 인천 그리고 영흥도선

정재덕 인천시 해양항공국장

2017년 03월 21일 00:05 화요일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명실상부한 해양국가다. 그런 만큼 해양 관련 박물관이나 과학관 등도 전국에 분포해 있다. 부산의 경우 국립해양박물관이 2012년 7월 개관했으며, 충남 서천에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2015년 4월부터 운영 중이다. 그리고 경북 울진에는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이 2020년 준공될 예정이고, 청주해양과학관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 국민의 절반 가량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그런 시설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수도권에도 해양역사와 해양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교육·체험할 수 있고, 해양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기 위한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수도권 어디에 해양박물관을 짓는 것이 좋을까. 필자는 인천이 최적의 장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인구 300만을 돌파한, 역동적인 도시 인천을 한번 살펴보자. 인천은 삼국시대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시작된 곳으로 고려시대 여몽항쟁과 강화천도, 러·일전쟁, 인천상륙작전 등 고비마다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었으며 1883년 개항 이후에는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130㎞에 이르는 해안선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 등 바다와 관련된 역사·문화·생물 자원이 넘쳐나는 그야말로 바다와 해양의 도시다.

우리 인천은 2002년 정부의 해양과학관 건립 공모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15년 넘게 해양 관련 교육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국비 및 경제성 확보, 민자 유치 등 여러 가지 벽에 부딪혀 번번히 좌절했다. 그러던 중 해양수산부의 해양문화 확산과 재조명을 통한 해양르네상스 구현 정책에 힘입어 다시 한번 해양박물관 건립에 불을 붙였다. 해양정책의 수장인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국가 100년 대계로 해양의 의미를 담고, 조화로운 도시경관을 조성하며, 인천을 아우를 수 있는 해양박물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을 수 차례 언급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해양 분야 최고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의뢰해 해양박물관 건립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해양박물관 건립 대상지는 월미도 갑문매립지가 가장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고, 건립의 핵심 요소인 경제적 타당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다. 인구 비율에 따라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천에 해양박물관을 건립할 경우 세금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건립과 운영에 소요되는 총비용보다 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해양박물관은 월미도 갑문매립지에 국비 1315억을 투입, 연면적 2만2588㎡에 4층 규모로 전시·교육 및 체험 중심의 종합박물관으로 조성해 2023년 준공한다는 것이 용역의 기본구상이다.

인천시가 해양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넘어야할 첫 번째 관문은 올해 하반기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는 것이다. 12월에 대상사업으로 선정되고, 2018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만 정부사업으로 확정·추진될 수 있다. 시는 해양박물관 건립을 간절히 바라는 수도권 주민들의 뜻을 모아 정부에 전달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양·교육 분야의 기관·단체를 주축으로 해양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양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적극 홍보함과 동시에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인천 해양박물관이 수도권 해양교육의 거점시설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박물관의 내용, 즉 콘텐츠가 중요하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들을 갖추고 인천만의 고유한 특색을 잘 살려야 한다. 2012년 영흥도 해역에서 수중탐사를 통해 고대선박의 잔존체가 발굴됐다. 연구결과 이 배는 통일신라시대 선박으로 밝혀졌으며, 우리나라 무역선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신라시대 무역선의 구조와 무역항로의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영흥도선의 발굴은 인천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및 동아시아 해양 무역의 중요한 구심점임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는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870여 점의 출수품들과 함께 보관돼 있다. 발견된 곳은 인천인데 저 멀리 목포에 가 있는 것이 참 아쉽다. 인천에 해양박물관이 건립되면 영흥도선의 원형을 복원해 박물관의 상징물로 전시하고, 함께 발견된 고대 유물들도 전시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883년 개항한 인천은 항만·해운사 관련 다양한 사료르 보유하고 있다. 또 세계 5대 갯벌에 꼽히는 인천의 갯벌은 그야말로 해양생물의 보고다. 그리고 섬과 만으로 이뤄져 해양의례, 설화, 민요, 문학 등 인천만의 특징을 가진 민속생활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 또한 해양박물관의 중요한 콘텐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천은 해양과 관련된 역사·문화·생물자원 등 보존할 것들이 무궁무진한, 해양박물관이 반드시 있어야 할 최적의 도시다. 시는 해양박물관 건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부가 수도권 주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 수도권에도 우리나라의 해양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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