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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날' 비켜간 中사드보복…韓때리기 줄이는 분위기

2017년 03월 16일 11:04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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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중국 전역을 뒤덮었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 때리기'가 줄어드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중국으로선 한국에서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아울러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 금지라는 강경책까지 꺼내들어 일정 수준 보복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이런 상황에서 반한(反韓) 감정 유발로 한국인들을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달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이 대대적으로 불거지는 것 또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1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결정으로 이달 초만 해도 롯데를 포함해 한국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불매 운동에 대한 중국 매체들의 보도가 인터넷을 가득 메웠다.

환구시보(環球時報)나 CCTV 뿐만 아니라 인민일보(人民日報)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불만을 표시하며 롯데 상품 불매는 '민의(民意)'라며 오히려 선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국 외교부 또한 정례 브리핑 때마다 사드 보복에 대해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법과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양국 간 민간 교류는 지지하지만 민의에 기초해야 한다"면서 방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졸지에 소방 점검을 당한 중국 내 롯데마트는 절반가량 영업 정지를 당했고 공안들이 한국 업체들을 일제히 방문해 점검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일부 롯데마트 앞에서는 '불매 운동'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일부 매장 앞에서는 롯데 소주를 쌓아놓고 부수는 과격한 행위까지 연출됐다.

그러나 지난주 말부터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베이징(北京)의 한국인 최대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서 중국인들의 반(反)사드 집회가 열린다는 내용이 퍼지고 한국인이 폭행당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중 한국대사관이 교민들에게 주의보까지 내렸다. 이에 중국 당국도 시위를 원천 봉쇄하고 관영 매체들도 '강경 대응은 애국이 아니다'며 자제를 촉구하는 방향을 바뀌었다.

최근에는 롯데마트 매장 내에서 롯데 제품을 훼손하는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 동영상을 올렸던 중국 여성이 공안에 긴급 체포됐다. 또한, 한국을 비하하는 영상을 올렸던 중국인 왕훙(網紅·중국의 파워블로거)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사드 문제를 이용해 유명해지려 한다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의 롯데 불매 또는 반한 관련 보도도 이달 초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연일 사드 문제 등을 거론하던 관영 CCTV 또한 한국의 탄핵 결정 이후 관련 보도가 감소했으며 '롯데 불매'와 '반한'을 사설 등을 통해 대놓고 외치던 관영 매체들도 '이성과 자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흘리고 있다.

CCTV가 '소비자의 날'을 맞아 지난 15일 방영한 고발 프로그램에도 롯데 등 한국 기업을 겨냥한 고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외국 기업과 제품과 관련된 내용은 나이키의 허위광고와 소비자 보상 규정문제, 식품 수입이 금지된 일본의 방사능 오염 지역 식품 원산지 허위 기재만 방송됐다.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한국 업체들이 이날 고발 프로그램 내용에 포함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으나 다행히 칼끝이 한국을 향하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고발 프로그램에 나온 기업은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 최근 사드 문제로 한국 기업들이 당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이달 초만 해도 한국 업체들을 다 문 닫게 만들 것처럼 보였는데 최근에 좀 잠잠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 또한 이달 초만 해도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들이 중국에서 대대적인 점검을 받으며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최근에는 추가로 문을 닫았다는 롯데마트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한국 기업에 대한 소방 점검 또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한 소식통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소방 점검 나온다고 해서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갑자기 소방 점검이 연기되더니 현재 별다른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중국의 사드 보복 수위 조절이 언제든 다시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한국의 탄핵 국면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방중에 따른 내달 미·중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사드 보복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그 후폭풍은 다시 고스란히 한국에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은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사드 문제가 이를 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수위 조절을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은 미·중 정상 회담 결과에 따라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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