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문제로 시설보수 축소"
▲ 20일 오전 천장 내장재가 무너져 내린 인천 남동구 인천시학생수영장에서 출동한 소방관들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지역 초·중학교 수영부 학생들이 훈련하는 인천시 학생수영장 천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자칫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해 학생 이용 시설에 대한 관리 보수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시교육청과 남동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동인천 중학교 옆에 위치한 학생수영장 천장 단열재와 고정용 철재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날 오전 동인천중학교, 상인천여자중학교, 구월서초등학교, 상아초등학교 수영부 학생 28명이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2분 전인 11시28분쯤 탈의실 안에서는 학생 11명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으며 학생들은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놀라 급히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월서초등학교 송가현(11)양은 "수영장에서 훈련을 할 때부터 천장 나사가 하나 둘 떨어져 이상하긴 했다"며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우당탕 소리가 들려 뛰쳐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학생수영장은 시교육청 소속 시설로 1986년 지어졌으며 연면적 1553㎡ 규모다. 시교육청은 수영장 내부가 노후돼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천장 1292㎡의 단열재와 타일을 교체하는 공사를 실시했다. 이후 나사 등 부품 문제로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하자보수공사를 한 번 더 진행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 시교육청이 시설 노후와 관련해 안일한 태도를 보인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학부모 김모(40)씨는 "수영장 시설이 많이 낡아 공사를 대대적으로 해야 하는데 교육청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공사 범위를 축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샤워장에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민원을 넣었는데 역시 예산 문제로 해결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사 설계 당시 추진하려고 했던 일부 공사에 대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예산에 맞춰 설계를 수정한 부분이 있다"며 "사고 현장에 시설팀과 안전팀 관계자를 투입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