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7호선연장 안 챙겨" "정부 압박 필요있어" "매립지 문제 납득 안돼" 지적...유 시장 "정치권과 공조"
▲ 15일 인천시 남동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인천발전협의회 국회의원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15일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마주한 '인천발전협의회'는 그동안 풀지 못한 난제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인천의 앞날을 열어갈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 인천시는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가로막힌 '민원성 사업'을 다시 꺼내놓는 데 그쳤다. 대선 공약을 개발하는 논의는 후순위로 밀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여야정 협의체가 재개됐으나 정치권과의 교감도 순탄치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협치'를 강조했던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국회의원들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지역 현안에 대한 답답함을 내비쳤다.

바른정당 이학재(서갑) 의원은 서울도시철도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 사업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면서 4자(인천시·환경부·서울시·경기도)협의체가 7호선 연장에 협력하기로 했는데 누구도 챙기지 않는다"며 "테마파크 조성 부지를 넘겨받는 협의도 진척이 없이 인천시가 당하고만 있다"고 말했다.

지역 최대 현안인 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2년 넘게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에 머물고 있다. 최근 1차 분석에선 사업성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년째 도심을 가로지른 경인고속도로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일반도로화 약속은 국비 지원이 확실하지 않아 지체되면서 이번에도 건의 과제에 담겼다. 통행료를 폐지한다는 공약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송도~청량리(GTX-B) 노선 건설 사업은 최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유한국당 민경욱(연수을) 의원은 "기재부는 구체적 사유를 공개하지 않지만 전략 자체가 부족했다"며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정부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서을) 의원은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보면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주민 갈등을 예방한다며 매립 연장 기한을 정하지 않고, 대체매립지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결과도 차기 인천시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며 "적자 문제를 안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대선 공약이 실종된 정책 간담회는 지역 현안만 되풀이된 채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유 시장은 "7호선 청라 연장이나 GTX 건설, 수도권매립지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책이나 예산을 반영하는 데 시기가 중요한 만큼 정치권과 공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순민·곽안나 기자 smlee@incheonilbo.com



'3당 체제' 여·야 초반부터 신경전

'3당 체제' 하에 처음으로 이뤄진 15일 '인천발전협의회'는 초반부터 여야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여야 의석수가 비슷했던 인천 정가는 탄핵정국 이후 뚜렷한 '여소야대'로 재편되며 야당 어깨에 힘이 실렸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당 위원장은 인천시에 날을 세웠다. 박 위원장은 "쓴소리부터 해야겠다. 시민들이 궁금해하고 의아해 하고 있는 불발된 사업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간담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내부 의견이 상당했다"며 "소통이 형식적인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떠나 야당 입장으로 돌아선 바른정당 홍일표 인천시당 위원장도 종전 기조를 바꿨다. 홍 위원장은 "국정 혼란 속에 지방정부가 흔들리지 않도록 협력하겠다"면서도 "현재는 야당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무조건 협력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는 소통하고 협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모처럼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앉았다. 안상수(중동강화옹진)·윤상현(남을)·민경욱(연수을)·정유섭(부평갑) 의원은 이날 모두 참석했다.

특히 간담회 전날까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던 윤상현 의원이 얼굴을 내비치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윤 의원은 기념 촬영과 조식이 끝나고 질의응답 순서를 앞둔 시점에서 자리를 떴다.

한편 대선정국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정부가 올해 첫 주관해 이날 열린 인천발전협의회에는 총 13명의 국회의원중 11명이 참석,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순민·곽안나 기자 smlee@incheonilbo.com


관련기사
인천 대선공약 해묵은 현안들 되풀이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졌지만 인천지역 대선 공약 개발은 제자리걸음이다. 수년 전 선거에서 제시된 공약도 이행되지 않으면서 해묵은 현안들만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고, 인천시는 향후 5년을 내다볼 사업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가 15일 국회의원 정책 간담회에서 제시한 건의 과제도 낯익은 목록으로 채워졌다. 시는 이날 오전 남동구 간석동 로얄호텔에서 '인천발전협의회'를 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지역 국회의원 13명 가운데 11명이 참석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안상수(중동강화옹진)·윤상현(남을)·민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