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실사·운영비 갈등 여전...작년 준공계획 수차례 연기
세계적 수준의 콘서트홀로 기대를 모은 '아트센터 인천'이 '그림의 떡'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첫 삽을 뜬 지 10년이 가까워지도록 준공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올 연말 개관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회계 실사와 운영비 갈등을 둘러싼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지상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13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을 3월에 준공하고 연말 개관 행사를 열려고 한다"며 "콘서트홀 운영 주체를 결정하고 시설 보완, 운영비 확보 등을 통해 개관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에 자리한 아트센터의 개관 시점은 이미 5년이나 늦어졌다. 미국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사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개발 이익금으로 2008년 착공했을 때만 해도 2012년 3월 개관 기념 공연이 열린다고 홍보됐다. 1단계로 국제적 수준의 음향·무대 시설을 갖춘 1727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트센터는 준공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다. 콘서트홀의 외양은 갖춰졌지만 지난해 상반기로 예상됐던 준공은 수차례 연기됐다. 아트센터를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NSIC의 내부 사정이 1차적 문제다. 2015년 미국 세무당국이 송도 개발과 관련해 게일인터내셔널에 1000억원대 세금을 부과하면서 포스코건설과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콘서트홀 공사비를 놓고도 불협화음이 나온다. 당초 NSIC는 개발 이익금 2610억원으로 아트센터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건립비가 제대로 투입됐는지에 대한 이견이 오간다. 지난해 말부터 설계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비를 산출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다음달까지 회계 실사를 마칠 계획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1439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짓는다던 2단계 사업은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 사업자인 NSIC가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고 시는 전했다.

아트센터를 운영할 주체도 결정되지 않았다. 특수목적법인(SPC) OK센터개발로부터 상가와 오피스텔을 기부채납 받아서 운영비를 조달하려던 시의 계획이 난항을 겪으면서다. 시는 직영이나 재단 설립을 통해 아트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아트센터 개관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흥구(새·남동구1)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아트센터의 객석이나 무대, 조명 등의 시설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지금 상태로 넘겨받으면 시가 재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준공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