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호의 새 조타수로 남봉현 전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어제 취임식에 이어 공식적으로 임명장을 받은 남 사장은 앞으로 3년 간 인천항만공사를 이끌게 된다. 전임 유창근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공석이 된 이후 그간 진행된 공모과정은 지역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정해진 규정에 따라 엄정한 절차를 거친 끝에 결국 남 사장이 2명의 후보를 물리치고 자리에 앉게 됐다.

남 사장이 사장에 임명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다소 있었다. 바로 '관피아' '해피아' 논란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남 사장은 다소 억울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선 인천출신이다. 인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을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료생활을 시작했다. 20년 넘게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잠시 동안의 환경부 근무를 했고, 세월호 참사 이후 고위직들이 일거에 물러난 해양수산부 기획실장으로 2015년 1월 발령받아 지난해 말 퇴임했다. 이게 대략 훑어본 그의 이력이다.

남 사장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논란도 이제 과거지사가 됐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자세로,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따라 그 논란은 말끔히 소멸할 수도, 가끔씩 고개를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 내항재개발 사업, 부산항에 비해 여전히 홀대받는 위상, 공해 등으로 인한 지역사회와의 갈등 등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분명한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항만행정은 특히 중앙부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것을 원만하게 풀어내는 역할이 바로 지역사회가 남 사장에게 거는 기대일 것이다. "국가정책과 경제 전반에 대한 시야가 넓고, 해운·항만물류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감각도 두루 갖췄다"는 해수부의 평가가 올바른 것인 지는 전적으로 남 사장에게 달렸다. 그리고 또 한가지 주문하고 싶다. 지난 30년 남짓 피치 못하게 인천을 떠나 있었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만큼 이제는 하루빨리 온전한 '인천사람'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