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단품 대신 실속 선물 여러 개 보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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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경제도 불황이지만 설날은 설날이네요." 김영란법 시행 뒤 첫 명절인 설날을 4일 앞둔 24일 밤 10시 수원시 영통구 우편집중국은 설날 선물 배송을 위한 '택배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하루 처리량이 평소보다 1.5배 늘은 탓에 이날 우정청 직원 10명도 택배분류 작업에 투입되는 등 대목 나기에 여념이 없었다. 택배 상자를 구분해 내는 택배 분류기는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배송차량 앞에는 배송될 택배 상자들로 가득쌓여 있었다.

시간 당 4000개를 처리하는 택배 분류기는 바코드를 읽어 택배 이송 지역별로 자동으로 나눠준다. 택배는 직원들이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별도의 용기에 담는 작업을 거쳐 차량에 실렸다.

이날 집중국에는 약 300대의 차량이 평소 7~8만개보다 많은 12만개의 택배 물량을 처리했다.

택배 하차 일을 하는 이모씨는 "평소에 차량 2대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명절 때는 3~4대를 한꺼번에 작업한다"며 "기계가 처리 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차량은 계속 들어 오니까 일단 담아두고 나중에 분류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경인지역 우편 택배를 담당하는 이곳은 택배가 가장 많이 모이는 23일부터 25일까지 단기 아르바이트생부터 집중국장까지 택배분류 작업에 투입됐다. 이곳에서는 성남과 동서울로 보내는 택배가 많다고 한다. 영통 우편집중국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1.5배는 많다고 전했다 .

이들은 다음날 배송을 목표로 매일 저녁 6시부터 택배 분류 및 이송 작업을 시작해 6시간 추가근무까지 해 오전 12시쯤 일을 마무리했다.

영통 우편집중국은 올 설 기간 경인지역 택배처리량이 374만개로 작년 설에 비해 7%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가의 선물보다 저렴한 선물이 인기를 끌면서 예년에 비해 택배 물량이 늘어났다고 우편집중국 관계자는 전했다.

경인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올해는 고가의 선물하나 보다는 저가의 선물 여러 개를 보내는 것 같다"며 "아무리 김영란법이다 경제난이라 해도 서민들은 선물로 온정이라도 보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명절을 앞둔 시점이 택배·물류 업계가 가장 바쁜 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밤 12시 쯤 설선물을 가득 실은 배송차량은 전국 21개의 집중국과 5개의 물류센터로 밤새 달려갔다.

택배운송기사 조모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곳저곳 가야한다"며 "도착해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까지 짧은 시간이 우리에겐 밥시간이고 쉬는 시간이다"고 말한 뒤 황급히 길을 나선다.

/김중래 인턴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