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메마른 감성 치유
국군 위문편지이후 20년 만에 
백경현 구리시장이 2일 지난 한 해 동안 지역발전에 도움을 준 상급기관 및 유관단체에 직접 쓴 손 편지(사진)를 발송해 눈길을 끌었다.

백 시장은 지난해 12월 가진 월례조회에서 "얼마 전 시장실로 인창고등학교 환경동아리 학생들이 편지를 보내와서 친필로 답장을 보냈더니 학생들이 친필 답장을 보고 언론에 감사의 글을 게재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손 편지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손 편지 자체가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는 '영혼의 교감' 성격을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편리한 컴퓨터 문서 작성과 빠른 문화에 익숙해 있는 스마트 시대에 더디고 느리지만 손 편지가 메말라 가는 시대의 감성을 다소나마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 편지를 발송하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시는 각 과·부서장들을 중심으로 진정성 있는 책임업무의 연장선에서 과거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천편일률적인 문자발송 등을 전면 중단하고 지난해 9월부터 시행돼 점차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청탁금지법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마음의 선물인 손 편지로 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기획홍보담당관 관계자는 "그동안 공직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모바일 메신저에 익숙하다 보니 막상 여고시절 군인 위문편지를 써 본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손 편지를 써서 조금은 어색했지만 받는 분들과 온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어 그 어떤 선물보다 더욱 값질 것이라 생각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우리 시와 시민들을 위해 큰 도움을 주고 헌신봉사하신 분들께 드리는 서한문은 가급적 손글씨로 작성해서 정성을 보여야 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도리"라며 "정성을 보이면 감동하게 되고 세월이 흘러 누군가 책상 서랍에는 빛바랜 편지가 한두 점 정도는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구리=장학인 기자 in84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