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마리 '살처분 전쟁' … 주변 농장 '2년전 악몽' 발동동
▲ 1일 화성시 양감면 AI발생 농가에서 살처분이 진행중이다. /강홍구 수습기자 red9@incheonilbo.com
1일 오전 AI(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아 살처분을 하고 있는 화성시 양감면 한 산란계 농가 주변은 인적마저 끊긴채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이 산란계 농가는 지난 29일 오전 11시30분쯤 200여마리의 닭이 폐사하면서 검사결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날부터 이 지역은 초동방역팀의 이동통제초소를 설치로 출입을 통제중이었다. 농가 주변은 소독액과 생석회만 날리고 있었다.

이날부터 공무원과 용역회사 직원 등으로 구성된 40여명의 방역팀이 3일째 24시간 상주하며 살처분 전쟁을 치르고 있다. 3일동안 살처분한 닭이 2만3000여마리에 이르면서 농가의 시름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곳 농가에 투입된 공무원과 용역회사 직원들도 피로를 호소하며 더이상 AI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 곳에서 만난 방역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살처분이 진행되고있다"며 "'호열호기용법' 으로 CO2가스를 이용해 닭을 안락사 시킨 뒤 미생물과 톱밥을 섞어 매립하고 있어 2014년에 AI 악몽때에 비해 다소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매립방식은 완전히 썩는데 3년이 소요되는 반면 '호열호기용법'은 약 2배가량 비용이 더 들지만 1차적으로 미생물로 열을 발생시켜 바이러스를 소멸시키고 미생물이 시체를 분해시켜 6개월이면 완전히 분해되기 때문에 매립장 발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곳에 투입된 방역 관계자들의 고충이 이마저만이 아니다.

식사를 포함한 모든 것을 AI농장 안에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 방역 관계자는 "힘들고 춥지만 확산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오늘 내로 완료될 계획이다" 라는 말한 뒤 다시 AI 농가로 뛰어들어갔다.

이 곳 농가에서 10여㎞ 떨어진 화성종합운동장 부근. 이 곳에는 '거점소독장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방역복을 착용한 관계 공무원과 용역회사 직원 12명이 24시간 3교대로 상주하며 차량 소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곳을 통과하는 가금류와 관련된 모든 차량들은 바이러스 이동을 막기위해 차량 소독을 받고 확인서를 발급받고 있다.

소독작업을 진행하던 화성시 관계자는 "전에도 살처분 현장에 동원됐는데 하루에 몇천마리를 살처분 작업을 하면서 몇 개월 동안은 닭.오리 뿐만 아니라 계란도 먹지 못하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며 토로했다.

AI 발생지 관리지역(반경500M)내 가금류 농장은 없지만 보호지역을 포함한 예찰지역(반경 10KM) 이내에는 총 185만 여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는 38개의 관련 농가들은 AI가 확산될까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에 떨고 있다.

/화성=이상필·강홍구 수습기자 red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