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서 송도중학교 교장
기원서 송도중학교 교장  

그동안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특수교사 교권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는 건수가 2010년도에 비해 2016년도 들어서 1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초, 중, 고교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모두 1만 2,785건으로 조사되었다. 폭언. 욕설이 8,4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수업진행방해 2,563건, 교사성희롱 246건, 폭행 240건, 기타 1,318건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통계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지만 이전부터 말없이 맞아왔던 교사들이 있다. 일반학교에선 매맞는 교사들이 증가세에 있다지만 특수학교에서는 매맞는, 아니 얻어맞는 특수교사들이 많다.

특수학교나 특수학급 학생 중에는 흥분하면 폭력적이 되는 경우가 있고, 자신의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과잉행동학동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교사가 밀려 넘어지고, 물리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교사들이 매를 맞거나 허리를 다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ㄱ교사는 자폐성 과잉행동 학생에게 떠밀려 넘어져서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진단결과 엉치뼈가 뿌러졌댜는 진단을 받고 결국 병가를 내고 말았다.

# ㄴ교사는 첫아이를 임신했던 그는 수업 중 한 학생이 느닷없이 머리채를 잡아 밀치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유산했고 학교에 휴직계를 냈다. 학부모로부터 정식 사과도 받지 못했다.

# ㄷ교사는 수업 중 한 학생이 갑자기 동료 학생을 폭행하는 것을 보고, 이를 뜯어말리다 온몸에 멍이 드는 폭행을 당했다, 덩치가 큰 가해 학생을 힘으로 막을 수 없었던 ㄷ교사는 피해학생을 온몸으로 껴안고 바닥에 뒹굴었다. 힘으로 당해낼 수도 없었지만, 가해학생을 때릴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은 피해학생을 몸으로 감싸는 것뿐이었다.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면서도 그는 다른 학생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 ㄹ교사는 정서장애 학생이 과잉행동을 보이며 복도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치는 행동을 계속하자, 보다 못한 ㄹ교사가 학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넘어지면서 멍이 들고 말았다. 학부모는 ㄹ교사를 폭행으로 고발했다.

이처럼 특수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돌발행동으로 교사의 신변에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일반 학교와 달리 장애아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사안이 발생해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우발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모두 교사 폭행으로 몰고 갈 수도 없는데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 교사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했다 할지라도 장애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것이었다면 이를 폭행으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이 많아 교사들로서는 하소연도 못하는 실정이다.

학생이 다쳤다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게 되지만 반대로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했을 때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 받는 게 고작이다. 이처럼 특수교사들은 교권침해를 당해도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하는 등 이중의 상처를 받는다.

이런 특수교사들의 교권 확립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일반교사 법정정원 확보율 80.9%에 비해 턱없이 낮은 국·공립 특수교사 확보율(57.9%)을 높이는 것과 과밀학급 해소, 장애학생에게 각자의 장애유형과 정도에 적합한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여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권이 존중 받아야 한다면, 교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금, 상생 관계를 이뤄 나가야 할 교권 측을 등한시 하고 있다. 정상적인 학생교육과 교권침해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원-학부모-학생-교직원 간 신뢰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더구나 특수교육은 학부모 교육 반, 아이들 교육 반이라고 할 정도로 학부모의 비중이 크다. 때문에 학부모교육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대다수의 특수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얻어맞는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 그들은 학부모들의 진정성과 애정 깃든 '고맙다. 감사하다, 미안하다.'란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을 제자 사랑으로 덮을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 학교는 선생님이 제자로부터 얻어맞거나 학생들이 무시당하는 학교가 아니라 사랑과 정이 넘치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인간애가 넘치고 더불어 살아감이 충만한 그런 사회! 그 출발은 학교이어야 한다. /기원서 송도중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