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 1급' 공무원 신화 … "책임·소통 행정 펼치겠다"

"현안 함께 해결 … 직원 사기 높일 것"
별도 취임식 없이 현장서 업무 시작
재정건전화·건강한 기업 육성 약속


'책임 행정'.

인천에서는 대한민국 모든 행정이 이뤄진다. 하늘과 바다를 관장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자리했고, 매립 인천은 팽창하며 수 십번 바뀌었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인천 연안을 발전소와 인천가스생산기지 등이 인천 연안을 둘러싸고 있다.

특히 인천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원도심이 공존한다. 서해 5도는 한반도 분쟁의 출발점이자, 평화 통일의 시발점이고, 국가·지방 산업단지는 한국 산업의 견인차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인 강화도와 168개 섬들의 자태는 관광 인천의 1번지다. 인천은 그만큼 기회의 땅이자, 성장의 주역이고, 쉼표가 있는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지난 41년 '공무원'으로 살며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한 신임 조동암(60) 인천시 경제부시장. 미래 인천의 문을 열기 위해 조 부시장이 동참했다.

조 부시장은 "지시를 하는 윗사람이 아닌 문제를 풀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함께 하는 공동책임자가 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공무원 생활을 응축해 모두 담아낼 수 있도록 스스로가 '공동책임자'가 되겠다는 다짐, 조 부시장의 일성에 그가 펼칠 책임 행정이 기대된다.

지난 25일, 조 부시장이 제3대 경제부시장에 공식 취임했다. 별도 취임식 없이 바로 현장을 찾았다.

전날 열린 인천시의회의 인사간담회에서 그는 "취임하면 바로 현장을 찾겠다. 국회를 찾아 인천의 현실을 설득해 국비 작업을 수행하고, 어떤 곳도 직접 발로 찾아 눈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시장은 내부 행정망을 통해 취임사를 올렸다. 이 취임사에는 그가 품고 있는 '인천'의 꿈이 정점에 있다.

그는 "우리 인천은 부채감축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비롯해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통한 인천의 정체성 확립 등 많은 현안이 놓여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경제부시장의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명예롭게 생각하면서도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인천은 개항이래 지금껏 어려운 위기와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에 대한 시련과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저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 조 부시장이 힘주어 말하는 저력과 힘은 어디서 나올까.

조 부시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고, 현안 해결을 위해 책임도 짓는다면 "과거와 현재의 인천을 자양분 삼아 미래 인천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 부시장은 ▲먼저 만나고 경청하고 소통하겠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인천의 건강한 기업을 육성하고 원도심 균형발전에 힘쓰겠다 등을 우선 순위에 올려놨다.

조 부시장은 "시민들께서 말씀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고, 집무실이나 제한된 자리에서만 이뤄지는 '무늬만 소통'의 우는 범하지 않겠다"며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시정에 녹여낼 수 있도록 상시 소통 채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세원확충과 세출구조조정, 재산매각 등 재정건전화도 목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역 강소기업 지원과 지역 업체 수주 확대를 목표로 재래시장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대책등 개선대책 마련하겠다"며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력을 잃고 있는 원도심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9급에서 1급까지 '공무원 신화'를 쓴 조 부시장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중용(中庸)'을 공무원 제일의 덕목으로 세운 조 부시장은 "사안마다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일했다. 양쪽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공무원이란 명칭에 맞게 40년을 보냈다"고 조언했다.

민선 6기 후반기에 접어든 인천시의 경제부시장 역할에 "전반기에 규율로 기강을 다졌다면 후반기에는 일을 할 수 있게 동료 직원들 사기도 올리고, 분위기를 만들겠다"며 "시장과 양 부시장이 맡은 업무를 잘 수행하고, 책임 행정을 짓는 게 민선 6기의 남은 역할이다"고 말했다.

[41년 남다른 길 … 공직사회 '희망']

"그가 쓴 공무원 역사는 공직 사회의 희망입니다."


느릿하고 답답한 우보(牛步), 뚜렷한 족적과 발걸음에 믿음이 있다. 41년 공무원이란 명찰을 가슴에 달고 행정을 펼친 조동암 경제부시장은 뚜벅뚜벅 앞을 향해 걸었다. 1975년 9급 '서기보'를 시작으로 1급의 '관리관'까지(조 부시장 공무원 임용 당시 서기보란 명칭은 없었다. 지금은 관리관이란 호칭도 쓰지 않는다).

조 부시장은 "취임 인사 중 특히 강조하고 싶은 말은 바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며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현안을 풀며 반드시 책임도 짊어지는 경제부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 부시장은 전국 지방공무원 중에서도 찾기 힘든 이력을 지녔다. 민선 시대 그가 맡은 행정의 선은 굵다.

2009년 시 관광진흥과장 당시에 섬은 물론 관광 활성화에 주력하다 2010년 시 공보관으로 재직하며 지역과 폭넓은 소통에 나섰다. 사무관 시절 보도계장을 역임하며 외유내강형 인품은 기자사회에 유명했다.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맡기까지는 민선 4기와 민선 5기의 정치적 간극을 온몸으로 견뎠고, 2012년8월부터 2014년7월까지 만 2년의 인천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때의 일화는 책임 행정의 전형을 보여준다.

'여전한 재정난'의 인천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때 직원과 선수단 월급 줄 돈이 없자 '개인'을 담보로 급전을 끌어다 썼고, 월급 미납 사태를 막아냈다.

끊어질 듯한 공직생활은 민선 6기, 안전행정국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했고 2014년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재직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 때는 '불협화음'에 시달린 인천경제청을 추스리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공로연수를 밟으며 39년 공직생활을 마감할 것으로 보였던 그는 유정복 시장의 세 번째 비서실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2급에서 4급으로 낮아졌지만 "고민 많았다. 일반 공무원이 아닌 민선 6기와 함께 인천 발전에 나서기로 다짐했다"며 당시 고민 많은 결정을 소회했다.

민선 6기 3대 경제부시장으로 취임하며 어떤 모습으로 책임 경제부시장을 수행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사진 양진수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