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주택 난립 '난개발이 부른 참사'
5년새 1.5배 증가 … 어린이집 교사 1인당 20명 돌봐
▲ 광주시 오포지역의 난개발이 심각해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능평리 일대에 빌라·다세대주택 등 '소규모공동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김수연 기자 ksy92@incheonilbo.com

분당 신도시와 인접한 경기 광주시 오포지역은 '난개발'의 '경고'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 지역의 산은 대부분 빌라·다세대 등 '소규모공동주택'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때문에 병원이나 학교, 관공서 등 기간 생활편의 시설은 전무해 주민들은 결국 생활 불편 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22일 본보가 광주시 개발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시 소규모공동주택(빌라)허가 세대 건수는 2011년 오포읍 지역에서(신현·능평·양벌 등) 1527건에서 5년 만인 2015년 2313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이는 능평·신현리에 위치한 아파트 1555세대(4개 단지)를 뛰어 넘는 수치다.

반면 광주시 중심 지역인 송정동(회덕·탄벌·목현포함)의 건축허가 건수는 2011년 1060건에서 2013년 738건, 2014년 848건 등 줄어드는 추세다.

오포지역의 건축허가 건수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총 1만256건으로 이 가운데 9811건이 착공됐다. 착공예정·사용승인예정도 총 2482건으로 타 지역에 비해 약 2.5배 높다.

하지만 오포 지역의 주민 생활기반시설은 전무하다.

그중 교육시설 부족은 주민들이 겪는 불편중 가장 크다. 능평·신현리 지역에는 유치원이 전무하다. 비록 어린이집들이 들어섰지만 교사대 원생 비율이 맞지 않아 교사 1인당 20~30명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초등학교는 1961년 설립된 광명초등학교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교실 과밀화'로 학생들이 인근학교로 위장전입을 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포 추자리에 오포초등학교가 있지만 분당 경계지역인 능평·신현리와는 관계없는 학군이다.

주민들의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 응급의료시설로 지정된 병원은 광주시 중심 지역에 위치한 1개 병원 밖에 없어 타 지역 병원을 찾아가야만 한다.

한 지역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추자리에 있는 오포파출소 1개가 이 지역 전체 치안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2014년 신현·능평·문형리를 관할하는 오포서부파출소가 개소했지만 여전히 산길을 따라 출동거리가 10km를 상회하고 있다. 또 산 대부분 주택이 있고, 인구 유동이 현저히 낮아 가로등이나 CCTV 도 부족하다.

신현·능평리는 '분당권 프리미엄'이라는 건설회사의 홍보로 급격한 개발이 이뤄진 지역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차량으로 분당 중심가까지 이동하려면 2시간이상 족히 걸린다.

눈이 많이 오는 동절기에는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이 지역은 2010년 이후 난개발로 인구는 급증했지만 분당과 연결된 도로 여건은 수십 년 전 그대로이다.

이 지역은 상수도보존지역으로 묶여 도시계획을 통한 기간시설을 지을 수 있는 아파트 단지조성이 어려워 난개발에 따른 주민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 지역 난개발 문제는 광주시도 파악하고 있지만 개인의 개발권을 저지할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전세난에 밀려난 주민들로 난개발이 발생하는 등 근본적인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안상아·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