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동중단 이틀째 … 파주 통일대교 긴박한 표정
▲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중단을 발표한지 하루가 지난 11일 오후 파주시 임진각 인근에서 미군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된 11일 오전 9시 파주시 통일대교.

이날 이른 시각부터 통일대교는 개성공단으로 출경을 서두르는 입주기업체들과 취재진의 차량이 뒤엉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통일부가 오전 9시부터 개성공단에서 물자반출 등에 따른 공단입주 기업체들의 출경을 허용하면서 81명을 시작으로 9시30분, 10시 등 세 차례로 나눠 총 229명이 차량 206대에 분승해 남북출입국 사무소(CIQ)를 거쳐 개성공단으로 출경했다.

또 개성공단 가동중단 발표이후 처음으로 6명이 승용차 2대에 나눠 탑승한 뒤 우리측으로 입경했으며 이후 낮 12시20분쯤 62명이 단체로 입경절차를 밟았다.

애초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통일부에 255명이 출경한다고 통보했지만 실제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경인원이 애초 보다 적은 이유는 현지에 출근해야 하는 북한 측의 근로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작업이 원할하지 않은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하고 있다.

개성공단 중단이 발표되자 파주시도 발걸음이 바빠졌다.

파주시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파주의 기업체가 6개인 것으로 파악하고 업체들을 상대로 주요 동향을 파악 중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파주의 한 업체는 "오늘 정상출근한 뒤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모두 수출품목으로 예약이 된 상태여서 타개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특이 동향때마다 반복적으로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게 손실인 만큼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정부의 대책을 주문했다.

개성공단 중단은 지역주민들로서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민통선 최북단 마을인 대성동과 통일촌, 해마루촌 주민들은 하루종일 TV를 보며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민통선 출입절차가 다소 번거로워짐은 주민들에게 불편사항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민 A씨는 "북한의 포격도발,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북한 동향에 따라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집중조명이 가장 큰 불편요인"이라고 말했다.

11일 출경하지 않은 업체들은 12일 출경해 자재반출을 하기로 했으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개성공단지구와 인접한 군사분계선을 전면봉쇄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조평통은 이와 함께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모든 남측 인원을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각 오후 5시30분)까지 전원 추방할 것과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전면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잔류 중인 인원들은 사품외에 다른 물건을 가지고 나갈 수 없게 됐으며 동결된 설비와 물자, 제품은 개성시인민위원회가 관리하게 됐다.

결국 남측 기업 직원들은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이나 원자재, 설비 등을 반출하지 못하고 맨몸으로 추방되는 셈이다.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중인 인원과 차량은 11일 오후 5시 기준 289명과 251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