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모양 '진와충속' 동물 신규 4종 발견


60여년 간 '정체불명'에 가까웠던 해저 생명체의 비밀이 마침내 풀리게 됐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IO)의 그렉 로우즈 박사는 태평양에서 양말 또는 바람 빠진 풍선과 비슷한 모양의 '진와충속'(Xenoturbella) 동물 4종을 발견해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진와충속 동물은 1949년 유럽 발트해에서 1종이 발견돼 학계에 처음 보고됐다.

하지만, '보라색 양말' 등의 별명으로 불리는 이 동물을 어느 생물 계통으로 분류해야 할지 등은 그간 학계의 난제였다.

그저 먹이를 섭취하고 배설하는 작은 구멍 하나를 제외하고 뇌, 눈, 내장 등 주요 기관이 없으며, 내부 구조와 영양 섭취·번식 과정 등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한때 연체동물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이는 체내에 있던 먹이가 유전자 분석 샘플에 잘못 섞여들어 갔기 때문이라고 로우즈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이용해 태평양 바닥을 탐색한 결과 진와충속 동물 4종을 새로 찾아냈으며, 이에 따라 이 동물을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중 가장 큰 20㎝ 길이의 1종은 '진와충속 몬스트로사(monstrosa)'로, 추로스과자를 닮은 1종은 '진와충속 추로(churro)'로 각각 명명됐다.

이들 종은 이제 생명 계통 중 가장 원시적인 계통 중 하나인 '진무장동물문'(Xenacoelomorpha)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앞으로도 영양 섭취 방식, 성장 번식 과정 등 이들 종에 대해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로우즈 박사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