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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29개에 달하는 독립 국가의 국기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은 일본과 베트남일 것이다. 백색 바탕에 붉은 태양의 일본기와 큰 별 하나가 있는 베트남 국기는 간단하면서도 식별하기도 쉽다.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의 삼색기도 간단하지만 유럽의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같은 나라도 색깔만 다른 삼색기를 국기로 삼고 있어 혼동될 수가 있는 것이 흠이다.

▶미국의 국기는 독립전쟁 후부터 계속 변해왔다. 독립 당시 13개 주였던 미국이 서부 개척과 영토 매입을 통해서 영토를 늘려나가면서 주(州)가 생길 때마다 별을 하나씩 추가해 왔기 때문이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48개의 별이 있었던 미국 국기는 하와이와 알래스카 영토가 주로 승격하면서 2개의 별이 추가되어 현재는 50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자메이카와 괌이 독립주가 되어 미국 연방에 편입된다면 별이 늘어나게 된다.

▶캐나다는 1965년에 전격적으로 국기를 바꾼 나라다. 그 이전에는 다른 영국 연방 국가와 마찬가지로 왼쪽 위편에 유니언잭으로 불리는 영국기가 자리 잡고 있었고 푸른색 바탕에 캐나다를 상징하는 도안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당시 프랑스계 국민들과 영국의 종속 국가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캐나다를 상징하는 단풍잎으로 국기를 바꾼 것이다.

▶같은 영국 연방 소속이었던 뉴질랜드에서는 요즈음 국기를 바꾸어야 된다는 일부 여론에 따라 국기 디자인 공모를 했다. 존 키 수상이 앞장서고 있는 국기 바꾸기 운동에 실제로 찬성하는 국민은 3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운 국기를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캐나다 국기처럼 영국 국기가 자리 잡고 있어 독립 국가 국기답지 않고 이웃 나라인 오스트레일리아 국기와 너무 닮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기 디자인에 응모한 1만여 점의 작품 중 4점이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는데 모두가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의 상징인 고사리 잎을 디자인한 작품들이어서 새 국기 만들기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보다 다양한 디자인을 놓고 최종 결정하자고 제의하고 있어 뉴질랜드에서는 새 국기 선정에 대한 국민투표를 준비 중이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