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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검은 사제들> 포스터


추위가 느껴지며 겨울이 성큼 다가온 날씨에 극장가에서 핫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3편의 반응을 살펴봤다.

먼저 '한국판 엑소시스트'라는 스토리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검은 사제들'을 본 관객 일부는 스토리와 개연성 면에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강동원의 출연' 및 '국내 최초 엑소시즘'에 기대를 둔 다른 관객들은 비교적 만족해했다. 

하지만 악마에게 지배당한 소녀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낸 박소담의 연기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호평했다.

2위에 랭크된 '마션'. 앞서 '인터스텔라'로 인기를 끌었던 우주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우주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줬다. 하지만 '인터스텔라'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갈등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배우 주원과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스릴러 '그놈이다'는 혹평이 많다. 범인이 누구인지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와 개연성이 떨어져 아쉬워했다.

박스오피스 1위 - 검은 사제들(11월 5일 개봉/장재현 감독)

주말 동안 극장가는 '검은 사제들'이 휘어잡았다. 김윤석-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은 개봉 닷새 만에 16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역대 천만 영화 중 '국제시장'이 첫 주에 155만556명,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27만9367명을 모은 것보다도 빠른 속도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

1. 영화 초중반은 다소 지루할 수 있으며, 내용이 부실한 편.

이는 '검은 사제들'이 26분의 '12번째 보조사제'를 108분으로 늘리면서 약간의 빈틈이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  

단편영화 러닝타임에 딱 맞게 짜여진 내용에 살을 보태며 다소 허술해졌다는 평가다. 

2. 하이라이트는 막판 40분의 '구마 예식(엑소시즘·부마에게서 악마를 내쫓는 의식)' 장면이다.

초중반의 다소 지루한 부분을 지나면 후반부의 하이라이트 '구마 예식'이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끔 한다. 김신부와 최부제가 드디어 위험에 처한 소녀의 방으로 가 예식 절차를 거행하는 장면으로, '한국판 엑소시스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3. 김신부 역의 김윤석, 최부제 역의 강동원, 소녀 영신 역의 박소담이 모두 연기를 잘 한다. 특히 박소담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많다.

안정적인 연기력의 김윤석, 영화 상에서 4개 국어를 소화한 강동원의 연기에도 호평이 이어졌지만 특히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악마에 들린 소녀 역의 박소담은 가히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쳤다. 그녀의 연기에 관객들은 2001년작 '엑소시스트'의 린다 블레어를 떠올리며 극찬했다.

한편 가톨릭교에 대해 자세히 파고든 만큼 종교적 성향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우려도 존재한다. 

#기자·평론가들의 생각.

네이버 기준 평점 6.25 (10명 참여)

대체로 한국적 특수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지만, 외국 영화에서만 접하던 '엑소시즘'이라는 소재를 비교적 어색하지 않게 접합시켰다는 평이다. 신예 박소담의 강렬한 연기에 대한 호평도 빠지지 않는다.

국내 최초로 엑소시즘을 다룬 이 영화에서 가톨릭 사제인 김신부(김윤식 분)와 최부제(강동원 분)는 기이한 증상을 호소하는 한 소녀(박소담 분)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로 상업영화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러닝타임 108분의 '검은 사제들'은 장 감독의 26분짜리 전작 '12번째 보조사제'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으며,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엑소시즘(구마·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다뤘다.

 개봉 전에는 사제복 차림의 강동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검은 사제들'은 뚜껑을 열자 이번엔 '한국판 엑소시스트'라는 스토리적 재미로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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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션> 포스터

박스오피스 2위 - 마션(10월 8일 개봉 /리들리 스콧 감독)

국내 영화의 질주에도 여전한 저력을 보이고 있는 '마션' 역시 개봉 전부터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개봉해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은 '인터스텔라'와 같은 SF 장르로, 우주에 대한 과학적 고증을 철저히 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게다가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을 배신했던 배우 맷 데이먼이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로, '인터스텔라'에서 맷 데이먼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의 딸 역을 맡았던 제스카 차스테인이 '마션'에서 마크를 두고 떠난 대장 멜리사 루이스 역을 맡아 누리꾼 사이에서는 '마션'의 '인터스텔라'에 대한 복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생각은?

1. 우주를 다룬 '그래비티'(2013)-'인터스텔라'(2014)-'마션'(2015) 모두 대단하다.

3년 연속 탄생한 우주 소재 걸작들을 비교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세 편 모두 과학적 고증을 높은 퀄리티로 살려냈고, 기존의 우주에 대한 막연한 생각과 달리 마치 관객들이 실제로 우주에 나가 있는 것 같은 현실감을 부여했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실제 물리학자 킵손의 이론을 담았고, ‘마션’은 NASA 소속 과학자들의 고증을 바탕으로 해 신뢰성을 높였다. 

2. '인터스텔라'에 비해선 전체적으로 갈등과 긴장감이 덜하다.

물론 ‘어떻게 하면 적은 식량으로 오래 버틸 것인가’, ‘화성에 어떻게 하면 빨리 갈 것인가’를 둘러싼 긴장감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의 초긍정 마인드 앞에서 약해지고 만다. 더욱이 이 영화는 악역이 존재하지 않는 ‘착한 영화’다. 

3. 극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으로 인해 휴머니즘을 선사하는 영화다.

초긍정 마인드에 유머까지 겸비한 주인공 마크는 화성에 혼자 남았음에도 비교적 굳건히 버틴다. 생존이 힘든 곳에 혼자 남았을 때 느낄 법한 정신적 혼란은 비춰지지 않고 대신 생존을 향한 연구와 집요한 노력만이 마크에게 남았다.

또한 500일이 넘는 업무 기간 연장을 감수하고 팀원 마크를 구한다는 선택지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선택한 팀원들의 결정 역시 갈등보다는 훈훈함에 가까웠다. 

#기자·평론가들의 생각은?

네이버 기준 평점 7.91 (8명 참여)

참고로 ‘마션’과 비교되는 ‘그래비티’는 8.67(9명), ‘인터스텔라’는 7.9(10명)이다.

재난영화에서 보기 드문 낙관적 분위기와 희망적 메시지에 대한 호평이 많다. 기본적으로 SF 영화임에도 외딴 곳에서 생존하는 주인공, 조난당한 동료를 구하는 동료 등의 모습에서 ‘캐스트 어웨이’(2000)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를 떠올리는 기자도 있었다.

실제 '마션'은 화성 탐사 도중 모래폭풍을 만나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를 두고 나머지 팀원들이 떠나, 홀로 남은 마크 와트니가 생존 방법을 찾으며 팀원들의 구조를 기다리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 '마션'의 흥행으로 원작이 된 앤디 위어 작가의 동명 소설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영화에서 마크의 생존을 처음 알아챈 단발의 금발 미녀 과학자 민디 파크(맥켄지 데이비스 분)는 원작에서 한국계로 나온다.

    

▲ 영화 <그놈이다> 포스터

박스오피스 3위 - 그놈이다(10월 28일 개봉 /윤준형 감독)

신인감독 윤준형의 데뷔작으로, 연기파 배우 주원-유해진이 이끌어 나가는 스릴러 영화다. 

죽은 여동생의 범인 찾기에 나선 장우(주원 분)는 타인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시은(이유영 분)의 도움으로 '그놈'(유해진 분)을 지목한다. 하지만 아무도 믿어 주지 않자 그는 직접 '그놈'을 쫓기에 나서는데...     

#영화를 본 관객들의 생각은?

1. 범인이 누구인지 모두가 예상하는 가운데 뻔한 스토리와 약한 개연성이 아쉽다.

많은 스릴러 영화가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전개되는 데 비해 ‘그놈이다’의 경우 대부분의 관객들이 포스터에서도 암시하고 있는 ‘그놈’을 예상할 것이다.  

범인이 정해져 있는 영화의 경우 주요 인물들의 행동과 원인, 사건의 개연성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곤 하는데 ‘그놈이다’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2. 유해진, 예능 '삼시세끼'에서는 순박한 참바다씨였는데 '그놈이다'에서는…실망이다(?)

매번 자신의 캐릭터를 200% 소화해내는 유해진은 영화에서 역시 섬뜩한 연기력을 펼쳤다. 최근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순박한 ‘참바다씨’의 모습이 각인돼 있는 관객들은 그에게 실망 아닌 실망을 하기도 했다. 

3.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더 무서웠다 or 몰입도가 높았다.

‘그놈이다’는 메가폰을 잡은 윤준형 감독의 지인이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영화화했다.  

실제 1999년 부산의 청사포 해변마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여대생을 기리는 천도재와 넋건지기굿이 치러졌다. 이때 놋그릇이 한 남자 앞에 멈추자 죽은 여대생의 아버지는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반년 이상 추적했지만 결국 범인임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놈이다’는 범인을 추적하는 스릴러 장르이면서도 굿이나 귀신 등 초자연적인 요소들이 배치돼 있어 한국적 정서를 가미했다. 때문에 관객들은 한국적 정서에 공감을 느끼면서도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다. 

#기자·평론가들의 생각은?

네이버 기준 평점 6.67(3명 참여)

‘그놈이다’가 단순 범죄스릴러가 아닌 공포, 초자연적 요소을 갖춘 데서 앞서 올해 개봉한 ‘극비수사’와 겹쳐진다는 평도 있다.

‘극비수사’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유괴된 아이를 찾는 내용이며, 이 과정에서 ‘도사’가 개입해 수사를 돕는데, 그 도사가 유해진이다. 올해 두 영화를 모두 본 관객이라면 이 의견에 동의할 법하다.     

‘검은 사제들’의 무서운 활약으로 박스오피스 3위로 내려갔지만, ‘그놈이다’ 역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재 관객 98만1037명을 모아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