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발연 '시 행정구역 명칭 대안 연구']
전문가·공무원 70% "변경 필요" 언급
지역간 입장차·재정·주민동의 등 필요

"동구·남구·서구·중구의 명칭은 부적합 하다. 구 명칭과 실제방위가 맞지 않거나 방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고유성이나 차별성이 없다."

인천발전연구원의 '인천시 행정구역 명칭 대안 연구' 중 전문가·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70%가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천의 8개 구, 2개 군 중 방위 개념의 명칭은 중구·동구·서구·남구 등 4곳이다. 남동구(南洞區)는 방위 명칭과 함께 지역 고유성이 가미된 명칭이지만 남동구(南東區)로 오해되기 쉽다.

방위 개념인 구 이름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표면화됐다.

인발연의 연구 조사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그에 따른 인천시와 해당 구의 입장이 정리될 예정이다.

전국에서 방위 개념으로 지역 명칭이 쓰이는 곳은 서울의 중구, 부산과 대구의 중·동·서·남·북구, 대전의 중·동·서구, 울산의 중·동·남·북구, 광주의 동·서·남·북구 등이다.

인천의 방위 구 명칭은 지난 1968년 1월1일 구제(區制) 실시와 함께 설치됐다. 서구는 1988년 북구에서 분구되며 탄생했다. 인천시 명칭도 지난 1945년 10월 18일간 '제물포시(濟物浦市)'로 잠깐 사용됐다. 당시 행정구역 명칭 중 방위식 지명 실시는 기존의 출장소를 통합해 편의적으로 부여됐다. 여기에 일본의 행정구역 명칭 부여가 가미된 것으로 예상된다.

인발연은 "인천시의 방위개념 행정구역 명칭은 지명이 주민통합과 주요한 문화자원의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간과한 결과"라며 "행정구역의 확장이나 변경, 시청사의 이전 등으로 방위 개념의 행정구역 명칭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나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명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더 이상 중구는 지리적으로 인천의 중심이 아니며, 시청의 이전으로 행정적 중심지라 하기도 어렵다. 남구는 지리적으로 인천의 남쪽이 아니라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이제 "방위개념 행정구역 명칭은 방위 이외의 의미적 내포가 없어 스토리텔링, 캐릭터화, 브랜드 이미지 제작 등 문화 콘텐츠화를 일궈야 한다"는 게 인천 각계의 의견이다.

중구는 제물포구로, 동구는 화도구·송현구·송림구로, 서구는 연희구 혹은 검단구·서곶구로, 남구는 문학구·미추홀구로, 남동구는 구월구·논현구로 변경하자는 설문 결과가 다수다.

구 명칭 변경을 놓고 지역 간 입장차는 있다. 또 재정 문제와 주민 동의도 필요하다.

남구는 원도심 이미지를 벗고 미래지향적인 새 이름을 짓는데 찬성이다. 동구는 명칭 변경을 위해 구가 나섰다. 하지만 서구는 정동진과 대비되는 '정서진'의 이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명칭 변경에 부정적이다.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지자체 거주 세대 절반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의견을 수렴할 경우 시·도지사 건의, 법률안 작성, 입법예고 및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국회제출, 공포 등의 행정절차도 거쳐야 한다.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각 지역마다 수십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선 1995년 북구가 부평구로 이름을 바꿨다.

시 관계자는 "수십년전 방위적 개념으로 구 명칭이 쓰였다면 이제는 인천 정체성에 맞고 가치성을 바로 잡기 위한 명칭이 쓰여야 한다"며 "명칭 정비를 위해선 여러 절차가 필요하지만 우선 해당 지역 주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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