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믿고 있는 바 또는 생각하는 바'는 소신이라는 단어의 뜻이다.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일'은 독선이라는 단어의 뜻이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독신은 소신의 부분집합쯤 될법하다. 이는 곧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그 과정이 나 자신에겐 소신이지만 남에겐 독선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의미다. 독선은 필연적으로 반발을 야기하며 이로 인한 갈등과 마찰을 부른다.

최근 일부 자치단체장의 행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도 결국 '독선행정'이라는 논란에서 비롯됐다. 남동구청장은 최근 노조 사무실 폐쇄를 둘러싸고 공무원노조와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폐쇄 과정에서 결국 부상자까지 나오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남동구청은 "공무원 노조는 법외 노조여서 지난 6월12일까지 사무실을 이전하라고 했지만 노조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동구청장은 앞서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구청 내 여성 사무관 전원을 동장으로 내보내 성차별이라는 반발을 샀고, 의견 수렴 없이 구청 공무원 전원에게 획일적인 동·하절기 근무복 착용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 출퇴근 지문인식 시행에 이어, 전 직원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실시간 업무일지 작성'을 지시해 조직 내 논란을 부르는 등 독단적인 행정으로 계속 입길에 올랐었다. 이렇다보니 공무원노조는 "구청장이 구를 운영하는 제도인 조례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구의회 승인도 없이 조례에 반하는 행정지시를 내린다.

게다가 구민을 위한 공공서비스사업을 이윤추구의 도구로만 사고하며, 구청관할의 소속 공무원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인권을 무시하는 업무지시로 업무효율을 떨어뜨린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구청장 역시 사업추진 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청소년수련시설 및 사회복지시설 폐쇄 및 직영 운영, 유도부 해체 뒤 여자태권도부 창단 과정에서 반발과 논란을 불렀다.

특히 최근에는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쪽방촌 체험관'을 추진하다 '가난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민사회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소통과 설득이 없는 행정은 소신이 아니라 독선일 수밖에 없음을 깊이 곱씹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