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장 사퇴·조직분열 사태 입장표명]
사직 간부 실명거론 힐난
비판사실 보도 언론 폄하
"초록은 동색 깨달아" 조롱
책임회피 행보 파문 예상
취임 4개월만에 부총장 2명과 대외협력처장을 갈아 치운 최순자 인하대학교 총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사퇴한 이들의 실명을 거론해 힐난하고 이 문제를 다룬 언론에게 화살을 돌리는 식이어서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최 총장은 28일 "존경하는 인하대 교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웹 메일을 교수와 행정직원, 학과 조교 등에게 보냈다.

글에는 "지난달 본부 보직을 맡고 있던 2명의 부총장이 총장과 대화 채널을 이용하지 않고 재단에 사표를 냈는데 이는 저와 일 스타일이 다른 대외협력처장과의 이견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사건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세상에 이런 인간관계도 있을 수 있구나 했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그리던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이 형성되기 쉽지 않으며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조직이 초록은 동색으로 꾸며진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조롱했다.

최 총장이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내년 총선이나 3년 후 교육감에 나간다는 소문이 있지만 저의 의사와 관계없는 풍문"이라며 "총장은 하늘이 내린 미션이라 생각하고 인하대 발전만을 위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총장은 인하대 사태를 지적해 온 언론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비판했다며 폄하했다.

일부 언론은 신임 총장의 취임직후 발생한 이번 일이 대학 내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하고 최 총장의 리더십이 재 검토되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최 총장은 "가끔 신문에 실리는 저나 인하대 관련 비판 기사는 사실이 결여됐으며 특정 행사지원비를 거부한 죄로 나오는 것이니 괘념치 말라"고 말했다.

한편 최 총장 취임 이후 인하대는 총장과 간부 사이 불화 때문에 조직원이 대거 자진 사직했을 뿐 아니라 학교 핵심 사업이었던 항공관제시스템 개발팀이 비리로 국비 일부를 횡령한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는 등 최악의 경영 상황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순자 총장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천회의 부의장 자리를 넘봤다가 떨어진 것이 알려졌다.

조직 분열을 야기한 장본인이 학교 운영은 뒤로 한 채 정치행보에만 관심을 보인 셈이어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