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발돋움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환경오염이라는 지적을 무릎쓰고 인천공항 2단계 건설을 위해 허리가 잘려 나간 인천 용유도 오성산이 대표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3~2007년 인천공항 제3, 제4 활주로 공사를 하면서 골재 채취와 항공기 안전을 위한 장애구릉사업의 일환으로 높이 172m인 오성산을 52m로 절토했다. 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3분의1만 남겨 놓고 아예 쳐내 버린 것이다. 공사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성산을 공원으로 복원하는 조건으로 인천시의 허가를 받았다.

인천시는 공항공사가 지역 환원 차원에서 인천공항 위상에 걸맞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오성산 절토지 88만㎡에 한류드라마 체험장, 야외공연장, 3000면 주차장 등 관광객 유치 시설을 조성할 것을 공항공사에 요구하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9월30일까지 공원조성계획을 세우고 2021년 8월까지 공원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항공사와 중구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인 공원조성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공사는 인천도시공원위원회에 시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공원조성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을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시 요구대로 공원을 조성하려면 공항공사가 100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공항공사가 조성하려는 공원계획도 싸구려는 아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복지·편의시설을 갖춘 근린공원 조성에만 650여억원이나 든다. 결국 공항공사가 350여억원 아끼자고 그러는 것이냐는 의구심이 든다.

공항공사는 작년 1조6798억원의 매출에 당기순이익만 6184억원에 달하는 경이로운 경영실적을 남겼다. 국내 공기업중 유일하게 11년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공항 이용객도 대형 공항 기준인 연간 40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비용문제가 아니라면 인천시와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인천을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공항공사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오성산 공원 조성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