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이 주춤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움트고 있다. 메르스가 창궐한 지난 한달여간 인천은 물론이고 전국의 상권이 크게 움추러 들었고 병원과 약국마저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인천지역 지하상가의 경우 가게를 내놓은 경우가 속출했고, 많은 공공시설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현상은 사실상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인천의 지자체들이 '메르스 이겨내기'에 팔을 걷어부쳐 다소간의 희망을 주고 있다.

남동구의 경우 지난 달 30일 구청 로비에서 인천 화장품 공동브랜드 '어울'의 판촉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장석현 구청장을 비롯, 간부 공무원들까지 나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 구청장은 이날 메르스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민관의 모든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침체한 지역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매주 한 차례 구청 구내식당 문을 닫고 구청 직원과 공익근무요원 등 900여명이 인근 음식점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부평구 역시 어려움을 겪는 영세상인들을 돕는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부평구는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온누리 상품권'을 5급이상 간부 공무원들이 매달 10만원어치 이상 사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매주 한 번 구청 구내식당 문을 닫고 수요일은 '시장가는 날'로 정해 전통시장에 발걸음을 하기로 했다.

홍미영 구청장은 구청 주변 영세식당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직원 워크숍과 부서 회식 등도 골목상권 활성화와 연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의 경우 1700억원 규모의 3분기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을 조기에 지원하기로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딱뜨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지역을 살리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칭찬을 해 줄 만한 일이다. 인천시엔 남동구와 부평구 말고도 8개 군·구가 더 존재한다.

이들 나머지 자치단체들 역시 메르스로 인한 지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지자체가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자체와 정부가 '따로 또 같이' 갈 때 지역민의 삶은 더 안락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