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군함다운 군함을 보유한 것은 6·25전쟁 직전이다. 해군 장병과 국민 성금으로 1950년 4월 10일 미국에서 들여온 전투함 PC-701함(백두산 호)이 그것이다. 6·25 전 전력이 전투함 1척, 소해정 26척, 수송함 2척 등 모두 33척에 불과했다고 해군사는 밝히고 있다.

▶잠수함은 꿈도 못 꾸었다. 반면에 일본은 태평양전쟁에 이미 세계 유수의 항공모함, 군함은 물론 잠수함까지 만들어 하와이 공격에 나섰다. 그들이 설치한 재외 조병창 두 곳 중 하나인 '인천육군조병창'에서도 소형 잠수함을 만들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러나 일본의 잠수함은 독일에 비할 것이 못 되었다. 독일은 잠수함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 전력인 U보트는 1, 2차 세계대전에서 크게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엔 주로 미국에서 영국으로 가는 호송선단 공격에 투입되어 연합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그 무렵을 배경으로 한 잠수함 영화에 '특전 유보트'가 있다. "시각과 청각의 세밀한 표현으로 수중전이 주는 밀실 공포적 느낌을 실제처럼 재현한 영화이다. 간담이 서늘한 사실성은 3개의 유보트 축소 모형 덕에 가능했다."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은 전한다.

▶그 책의 편집자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가 왜 잠수함 영화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U-571'을 제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뛰어난 연기력과 현장감을 살린 음향효과 등이 '특전 유보트'보다 '571'이 더 뛰어난 듯싶다. 독일군의 암호 해독기를 탈취하는 작전도 박진감이 넘친다.

▶우리 해군이 처음 보유한 잠수함은 안병구 제독이 지휘했던 '장보고 함'이다. 1992년 독일에서 인수해 온 그는 인천고 출인신 안병태 전 해군 참모총장의 제씨로 '잠수함, 그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란 책을 국내 최초로 낸 열렬한 잠수함 맨이기도 하다.

▶잠수함은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게 그의 지론인데, 최근 수심이 깊은 동해가 '잠수함의 천국'이 됐다고 한다. 미ㆍ중ㆍ일ㆍ러가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북한이 수중 탄도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나라 안팎의 사정이 심해만큼 어둡다. /인천시립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