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수율 11.9% … 작년比 30.5%↓
최악의 가뭄 앞 관할 지자체 속수무책
인천 강화지역 논밭이 바싹 마르면서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가고 있다.

올 봄 극심한 가뭄(인천일보 4월2일자 1면)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러다 모내기도 못해보고 1년 농사 망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26일 인천농어촌공사와 강화군에 확인한 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 중인 강화 지역 내 17개 저수지의 이날 현재 저수율은 11.9%로 지난해(52.4%)보다 30.5% 떨어졌다.

이중 10만t 내외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길상1저수지와 하일저수지와 같은 소규모 저수지를 제외한 15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17.72%에 그쳤다.

431만2000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고려저수지의 저수량은 고작 6만2000t에 그쳐 1.5%의 저수율을 보였다.
이 저수지는 인근 농지 889.7㏊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큰 저수지인데 지난 18일 21.3%의 저수율을 보인 이후 19일 17.1%, 20일 13.1%, 21일 9.5%로 갈수록 저수율이 떨어졌다.

심지어 각각 196만5000t, 283만5000t에 물을 담을 수 있는 삼산저수지와 고구저수지의 저수량은 이날 6일 연속 '0'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은 모내기도 하기 전에 일손을 놓고 말았다.

실제로 강화도 내에서도 가장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강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해 모내기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강화도에서 최근 5년 동안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를 하지 못한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210㏊의 논이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가뭄 앞에 관할 지자체도 속수무책이다. 외부 농업용수 관로 개설이 장기대책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기본계획에 그치고 있어 예산 확보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기존 관정 230공과 올해 개발된 관정 170공 등 총 400공의 관정을 가동해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며 "외부 농업용수 관로 개설은 예정지 조사만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peter03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