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 인터뷰/ 김화정 국립생물자원관 이학박사
▲ 김화정 국립생물자원관 이학박사

갯벌 많아 알락꼬리마도요 등 세계적 탐조 지역
매립 탓 환경 나빠져 … 잘 쉬다 가도록 도와줘야

"인간의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면 최소한의 천연기념물 보호구역만이라도 지정하는 건 어떨까요"

5월22일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을 맞아 만난 김화정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관 이학박사는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인천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탐조 가능 지역"이라며 "외국인들이 찾아올 만큼 매력적인 새들이 많은 지역이지만 인천은 자원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인천은 과거 갯벌이 많았던 지역으로서 수 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저어새(사진),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 종이 찾을 만큼 번식지와 서식지로서 최적화 된 곳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특히 희귀종인 알락꼬리마도요의 경우 전체 약 5만 마리 중 3000~4000마리가 인천에서 관찰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갯벌 매립 등으로 인해 조류들에게 매우 열악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는 "새들이 환경에 적응하기에는 인간의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 조류들에게는 이미 수만 년 전에 정해진 이동경로가 있고, 절대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다"며 "결국 새들은 이동경로를 바꿀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최종적으로는 죽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에서 천연기념물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강화 남단에서부터 먼 바다를 향하는 지역과 송도의 람사르 습지 등이다.

조류의 이동경로 상 중요성이나 그 면적에 비해서 보호지역 지정은 매우 부족해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지역으로 도요류의 먹이터로서 기능하는 강화도 남단 갯벌, 송도와 영종도 남단 갯벌 등을 꼽았다.
끝으로 개발과 환경을 사이에 두고, 그는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공존이라는 단어를 뺀다면 인간은 새들의 서식지를 계속해서 뺏을 수밖에 없다"며 "새들은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목적이지만 인간은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그 목적 자체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인천을 찾는 물새들은 다른 새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다. 새의 적은 새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인간은 서식지 보호의 개념에서 새들이 잘 먹고 잘 쉬다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