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원정 3연전 … 김광현·최정 - 김성근 감독 적으로 만나
김, 이변 없는 한 선발 등판 … 최, 3할대 유지 '불방망이' 위협적
김 감독, 두 선수 발굴·육성 '애제자' 각별 … 결혼식 주례 서기도
▲ 14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삼성의 경기. 한화 김성근 감독이 홈런을 친 권용관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솥밥을 먹었던 김성근(사진) 한화 감독과 '애제자' 김광현과 최정이 적장과 상대편 공수의 핵으로 다시 만난다.

SK와이번스는 24일부터 3일 동안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맞붙는다. 김광현은 이변이 없는 한 24일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SK 타선을 이끌고 있는 최정 역시 방망이로 독수리 날개를 겨냥한다.

SK 사령탑과 에이스 투수, 최고의 3루수이자 팀을 대표하는 타자로 각각 사제의 연을 맺은 셋이 이젠 서로의 승리를 위해 경쟁한다.

2006년 10월9일 부임해 2011년 8월18일 SK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성근 감독과 소속 선수였던 김광현, 최정은 모두 특별한 사제지간이다.

최정이 지난해 12월13일, 김광현은 다음 날인 14일 결혼식을 올렸는 데 모두 김성근 감독이 주례를 맡았다.
최정과 김광현은 당시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선임되기 전에 주례를 부탁했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김광현에게는 "나 일자리 없으면 네 인스트럭터로 미국에 함께 가면 되나"라고 농담을 했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사령탑으로 오십시오"라고 했다.

앞서 2006년 10월9일 제3대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2007년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고졸 신인 김광현을 처음 보고 "대한민국 에이스가 될 투수"라고 확신했다.

큰 키(188㎝)에서 빠른 공을 내리꽂는 왼손 투수. 김 감독이 욕심을 낼만한 자원이었다.

2007년 정규시즌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부진하며 의기소침했던 김광현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그날 승장 인터뷰에서 김성근 감독이 꺼낸 첫 마디는 "한국에 대투수가 탄생했다"였다.

이후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은 의도적으로 김광현을 류현진과 비교하며 긴장감을 안기기도 하고, "아직 100%를 보여주지 않은 미완의 대기"라고 제자에게 힘을 주기도 했다.

김 감독과 김광현 사이에 수많은 일화가 쌓였고, 둘 사이에 신뢰는 더 깊어졌다.

김 감독은 김광현이 부상으로 신음할 때 직접 병문안을 가 "넌 한국을 빛낼 투수다. 이렇게 쓰러지지 않는다"라고 제자의 아픈 가슴을 매만졌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14일 김광현의 결혼식 주례사에서 "김광현이 한화전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 폭소를 끌어냈다.

최정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특별할 것 없는 선수였던 최정은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피나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우리나라 최고의 3루수이자 특급 타자로 성장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결혼식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도 있다. 최정이 결혼한 12월13일은 김성근 감독의 생일이었다.

김 감독이 최정에게 "하필 내 생일에 주례를 부탁하나"라고 묻자 최정은 "감독님 생신을 평생 기억하려고요"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이렇듯 다정했던 사제지간이지만 서로 다른 팀의 감독과 선수로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이들의 경기 결과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